정부, 엘리엇 국제투자분쟁 최종 패소…1530억원 배상

양윤우 기자
2026.10.28 15:27
조아라 법무부 국제법무부 국제투자분쟁과장이 16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쉰들러 ISDS 승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가 미국 사모펀드 엘리엇에 1530억원을 배상하게 됐다.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에 불복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싸고 8년간 이어진 분쟁에서 최종 패소했다.

법무부는 28일 "정부대리로펌 및 외부 전문가들과 여러 차례 심도 있게 논의한 끝에 영국 법원에 대한 취소소송 등을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며 "판정문을 분석한 결과 추가로 소요될 비용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엘리엇에 배상원금 약 4849만달러(약 649억원)와 지연이자 등을 합쳐 약 1530억원을 배상하게 됐다.

분쟁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서 비롯됐다. 당시 삼성물산 주주였던 엘리엇은 합병에 반대했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합병이 성사되자 또 다른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합병에 찬성하는 의결권을 행사한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정부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이었다.

엘리엇은 2018년 7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근거로 한국 정부에 약 1조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ISDS를 제기했다. ISDS는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 대상 국가의 조치로 손해를 입었을 때 국제중재를 통해 해당 국가에 배상을 청구하는 제도다.

중재판정부는 2023년 6월 정부의 배상책임을 인정해 엘리엇에 약 4849만 달러의 배상금과 지연이자 등을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이에 정부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한미 FTA상 한국 정부에 귀속되는 조치가 아닌 만큼 중재판정부에 관할권이 없다며 같은 해 7월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2024년 8월 정부의 소송을 각하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영국 항소법원은 정부의 항소를 받아들여 사건을 1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환송된 1심 법원은 지난 2월 국민연금을 국가기관으로 볼 수 없다는 정부 측 주장을 받아들여 원 중재판정을 일부 취소했다. 정부의 개입과 엘리엇의 손해 사이 인과관계 등을 다시 판단하도록 사건을 중재판정부로 돌려보낸 것이다.

지난 3월 사건을 돌려받아 관련 절차를 개시한 환송중재 판정부는 취소 소송에서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30일 재차 정부의 조치와 앨리엇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법무부가 패소 결과를 받아들이면서 정부는 엘리엇이 ISDS를 제기한 2018년 7월 이후 8년 3개월 만에 엘리엇과의 분쟁을 끝냈다. 법무부는 "앞으로도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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