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경찰청 등 이전 대상 내부 뒤숭숭
청사 신축에 3.1조원…법 개정도 변수로

정부가 중앙행정기관 44곳의 세종 이전 대상과 일정을 확정한 데 이어 청사 건립을 위한 현장 실사까지 마쳤지만, 실제 이전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당장 내년부터 이전하는 기관들은 민간 임차 공간을 확보해야 하고 별도 청사가 필요한 기관들은 신축까지 수년을 기다려야 한다. 일각에서는 기관별 시설 수요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전에 이전 일정을 먼저 확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의 계획은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 등 44개 기관,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세종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실제 이전을 위해서는 청사 확보와 건립 등 후속 작업이 남아 있다. 내년 이전 예정인 27개 기관, 2995명은 세종지역 민간 임차 공간을 활용해야 한다. 금융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등이 대상으로 기관별 업무에 적합한 공간을 확보하고 시설을 조성해야 한다.
별도 청사가 필요한 경찰청과 감사원, 외교부, 국방부 등 17개 기관, 6934명은 2031년께 순차적으로 이전한다. 이들 기관은 특수시설이 필요한 만큼 부지 선정부터 설계, 공사까지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전 대상 기관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일부 부처에서는 "서울 시대 끝났다"며 아쉬움을 나타내는 반응이 나오는가 하면, 갑작스러운 이전 방침에 당혹감을 드러내는 직원들도 있다. 신진창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16일 직원들과 의견을 나눈 뒤 당황하고 걱정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청에서도 인력 이탈과 업무 비효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경찰청이라는 대체 근무지가 있는 만큼 본청 근무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직접 수사와 경비 업무는 서울에 수사·경비 수요가 집중돼 있어 일부 기능을 수도권에 남겨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비용 부담도 상당하다. 정부가 추산한 신축 청사 건립비는 약 3조1000억원이다. 내년 기본설계비 약 286억원을 반영해 건립 절차에 착수하며, 임차청사 조성·운영과 공무원 이주지원 등에 약 89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축 청사 완공 전까지 임시청사를 운영하는 비용도 별도로 발생한다. 김하균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장은 지난 13일 열린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브리핑에서 "신축 청사가 완성될 때까지 임시청사를 써야 하기 때문에 이후 3~4년의 임시청사 관련 비용이 추가로 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법 개정도 과제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등 5개 부처는 현행 행복도시법상 세종 이전 제외기관이다. 정부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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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기관별 공간 수요와 청사 확보 여건을 충분히 검토한 뒤 이전 일정을 정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이전 대상과 시기를 먼저 확정하고 구체적인 시설 수요를 나중에 파악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이전할 기관을 먼저 정한 뒤 청사 건립에 필요한 공간과 시설을 조사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전 대상을 먼저 결정해야 그 후에 지금 저희가 조사하는 것들이 따라가는 것"이라며 "(이번 실사는) 기관들이 필요한 수요 면적을 책정해서 청사를 신축할 때 부지 선정 등에 반영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