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와 다르다…검사 역할 중요"…담합 전문 검사가 보는 리니언시

"자수와 다르다…검사 역할 중요"…담합 전문 검사가 보는 리니언시

정진솔 기자
2026.10.28 16:46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이한별 서울중앙지방공소청 검사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이한별 서울중앙지방공소청 검사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리니언시 제도와 자수는 다릅니다. 재판에 넘길 때 형벌을 어떻게 감면할지를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소 권한을 가진 검사의 역할이 강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한별 서울중앙지방공소청 중대범죄기소4부(옛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검사는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리니언시 제도는 검사의 소추권을 전제로 기소 면제 여부와 구형 감경을 결정하는 제도"라며 "결국 검사의 소추재량권 행사를 통해서만 구현되고 그 효과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리니언시 제도란 담합 사실에 대해 규명할 증거를 제출하고 수사부터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협조한 회사나 개인에 기소를 면제해주거나 구형을 감경해주는 제도다.

형사사법체계 개편으로 리니언시 제도의 운영 주체를 두고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대범죄수사청은 리니언시 제도가 근본적으로 자수에 근거한다고 봐 수사기관인 자신들에 접수 권한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리니언시 제도와 자수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 이 검사의 주장이다.

실제 판례상 형법상 자수는 범행이 발각된 이후에도 가능하고 범죄자로 지목돼 지명수배 중임에도 가능하다. 반면 리니언시 제도는 범행 발각 전 국가가 담합에 대한 증거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또 자수는 범죄사실이 새로 밝혀질 것을 요구하지 않고 자수 후 진술을 번복하더라도 그 효력이 소멸하지 않는다. 하지만 리니언시는 담합을 규명할 수 있는 새로운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리니언시는 신청 후 진술을 번복하거나 범행을 부인하면 바로 효력을 잃을 수 있다.

이 검사는 "검사의 형벌감면개시절차 결정이 없는 상태에서 중수청이 자수의 형태로 이를 접수하는 것은 축적된 대법원 판례 법리에 따를 때 담합 형벌감면제도의 운영 근거로 사용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중수청이 임의대로 접수하더라도 공소청에서는 담합 형벌감면절차를 적용할 수 없다"며 "신청인들의 불필요한 혼란을 막기 위해 공소청 예규대로 공소청으로 접수를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공소청은 리니언시 제도 관련 예규를 개정했다. 개정 예규에 따르면 검사가 감면 결정 전에 수사기관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하는 내용을 명문화해 수사기관과 협력하도록 했다. 검사가 감면 결정하기 전에 신청자가 성실히 협조했는지, 필요한 증거를 잘 제출했는지 등을 청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기업 간 순위 관련 분쟁 등을 막기 위해 사건이 접수되면 즉시 지방공소청 전담부서(옛 공정거래조사부)의 검토로 잠정 순위를 부여하게끔 했다.

이 검사는 "향후 공소청은 접수를 받은 후 잠정 순위를 부여해 리니언시 사건을 수사기관에 송부하고 사건을 송치받은 후 리니언시 적용 및 순위를 결정할 것"이라며 "사건에 대한 수사는 수사기관에서 담당하게 된다"고 했다.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범죄 대응 역량 약화가 우려된다는 이 검사는 "과거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근무 검사 일부와 수사관들 다수가 중수청으로 이동했고, 서울중수청 반독점국이 대규모로 설치된 점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중수청 수사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초기에 잘 정착하도록 도와주면서도 다양한 사법통제 기능으로 억울한 이들이 없게 할 것"이라며 "공소제기 후 철저한 공소 유지를 통해 담합 근절을 위해 계속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한별 서울중앙지방공소청 검사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한별 서울중앙지방공소청 검사 인터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진솔 기자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