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 전 오늘…MLB 첫 영구결번 선수, 투병 끝에 눈감다

박성대 기자
2016.06.02 05:55

[역사 속 오늘]뉴욕 양키스 레전드 '철마' 루 게릭 타계

영구 결번된 루 게릭의 유니폼 등번호 4번./출처=위키피디아

루 게릭 생전 모습. /출처=위키피디아

1939년 7월4일, 미국 뉴욕에 위치한 양키스타디움에선 한 선수의 은퇴식이 열렸다. 그 선수를 위해 6만1800여명의 뉴욕 양키스팬과 미국 메이저리그(MLB)관계자가 참석했다.

은퇴식이 진행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 선수에게 선물을 전달했지만, 그는 선물을 땅에 내려놔야만 했다. 은퇴식 한달 전, 근위축성측상경화증(ALS)과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그로선 선물을 들 수 있는 팔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ALS는 대뇌와 척수의 운동신경 세포가 파괴돼 근육이 점점 힘을 잃어가다 결국 호흡장애와 음식물 섭취 불가능 등의 증상으로 사망하게 되는 병이다. 은퇴를 하면서 뉴욕을 눈물바다로 만들게 한 이 선수는 루트비히 하인리히 게릭, 바로 '루 게릭'이다.

1903년 가난한 독일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23년 MLB 뉴욕 양키스에 입단해 3년차에 팀의 주전으로 자리잡는다. 루 게릭은 주전이 된 해부터 14년간 2130경기 연속 출장 기록을 세우면서 '철마'(The Iron Horse)라는 별명을 얻는다.

출전을 거듭하는 동안 그는 1926년부터 12년 연속(1926~1937년) 3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시즌 40홈런 이상을 다섯 차례나 달성하면서 베이브 루스와 함께 '살인 타선'(Murderers' Row)을 구축한다.

하지만 1938년 시즌 중반부터 그의 몸에 이상한 조짐이 나타났다. 항상 피곤했고, 방망이를 꽉 쥘 수도 없었다. 배트 스피드와 달리기 속도는 느려졌다.

결국 그는 1939년 5월 "자신의 슬럼프가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감독에게 스스로 요구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게 됐고, 연속 경기 출전 기록은 그렇게 중단됐다.

정밀 검진 결과, 그의 증상이 단순한 슬럼프가 아닌 ALS로 판명되면서 은퇴를 피할 수 없었다. ALS는 훗날 루게릭병으로 불리며 널리 알려진다. 뉴욕 양키스는 루 게릭의 유니폼 등번호인 4번을 영구 결번 처리했는데, MLB 역사상 최초로 영구 결번이 되는 영예였다.

그는 은퇴식에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란 제목의 유명한 연설을 남긴다. 그해 시즌이 종료된 12월, 명예의 전당 헌액자를 결정하는 전미야구기자협회는 루 게릭을 유예기간 없이 곧바로 명예의 전당에 올리면서 역대 최연소 명예의 전당 헌액자(36세)가 되는 영광도 얻는다.

은퇴 후에도 루 게릭은 몸이 굳어가는 상황에도 뉴욕 가석방위원회 감독관 직책을 통해 사회에 공헌한다. 더이상 움직이기 불가능할 때까지 활동을 하던 그는 그는 75년 전 오늘(1941년 6월2일) 자택에서 영면한다.

당시 뉴욕 시장인 헨리 라 과디아는 뉴욕의 모든 관청에 조기를 게양할 것을 명하며 뉴욕시민들과 함께 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 그의 아내 엘리너 게릭은 루 게릭이 죽은 뒤 재혼하지 않은 채 루게릭병 연구를 지원하는 데 여생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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