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2027~2031년 연평균 668명 규모의 의대증원책을 결정, 발표하자 전공의들이 교수·전공의·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합동 실사단'을 구성해 의료현장의 처참한 실태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의 의대증원 결정이 '채 아물지 않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격'이라고 빗대며 날을 세웠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이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현재 급박하게 추진되는 의대 증원을 포함해 의료 현안과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전국 전공의들의 뜻을 모았다"며 "정부가 젊은 의사들의 마지막 희망마저 짓밟아버린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총회에서 "청년 세대를 배제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이하 보정심)' 결정 구조를 규탄한다"고 했다.
대전협은 "향후 의료비 폭증과 건강보험 재정 부담은 고스란히 청년 세대가 짊어져야 할 몫이지만, 현재 대한민국 의료의 백년대계를 결정한다는 보정심에는 정작 그 비용을 감당하고 현장을 책임질 '청년'과 '젊은 현장 전문가'의 목소리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래 세대가 배제된 채 기성세대의 정치적 셈법으로만 결정되는 정책은 '개혁'이 아니라 '착취'일 뿐"이라며 "우리는 짐을 짊어져야 할 당사자가 배제된 논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대전협은 정부를 향해 "거짓 보고를 멈추고 교육·수련 현장에 대한 '객관적 점검'을 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정부는 24·25학번의 교육과 수련에 문제가 없다고 호도하고 있으나, 현장은 이미 붕괴 직전이다. 이미 학생들은 강의실 대신 대강당에서 겨우 수업을 듣고 있다"며 "대규모 임상실습을 소화할 여력이 없는 병원에서 양질의 의사 양성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이어 "정부는 탁상공론식 보고서 뒤에 숨지 말고, 교수·전공의·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합동 실사단'을 구성해 현장의 처참한 실태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라"며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증원 강행은 교육을 넘어 의료의 질을 악화하고 국민 건강권을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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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은 젊은 의사들과 '신뢰 회복' 없는 모든 의료 정책은 필연적으로 실패할 것이라고도 했다. 대전협은 "정책의 성패는 현장의 수용성에 달려 있다"며 "정부가 젊은 의사들을 정책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는 한, 그 어떤 화려한 정책도 현장에 뿌리내릴 수 없다"고 언급했다.
대전협은 "우리는 정부 정책에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지만, 현 상황은 채 아물지 않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으며, 신뢰 회복은 요원해지고 있음은 명확하다"며 "신뢰가 깨진 토양 위에서는 어떤 씨앗도 싹 틔울 수 없고 미래는 더 황폐해질 것임을 경고한다"고 했다.
대전협은 "정부는 지금이라도 '속도전'을 멈추고, 이번 명절에도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면서 "그것만이 파국을 막고, 대한민국 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13일 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은 13일 성명서를 내고 "졸속 의대증원에 분명히 반대한다"며 "의대증원 재논의를 위한 테이블을 구성하라"고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냈다.
특히 "무책임한 정책에 침묵할 수 없다. 노조는 조합원 총의를 바탕으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해, 집단행동 가능성도 암시했다. 전공의노조는 "의료 현실보다 정치 현실이 반영된 (의대 증원) 결과를 도저히 긍정할 수 없다. 대규모 증원은 의료의 질 저하, 환자 안전 위협, 국민 의료비 상승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