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빵이라도 해야죠" 전업 1루수 첫 도전! 38세 베테랑도 이토록 노력하는데 후배들이 안 따를 수가

김동윤 기자
2026.03.05 10:33
프로 21년 차 베테랑 김현수가 KT 위즈의 첫 전업 1루수 도전에 나섰다. 김현수는 1루 수비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몸으로 막는 연습을 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김현수의 성실함과 팀플레이를 칭찬하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밝혔다.
KT 김현수가 지난달 26일 일본 오키나와현 우루마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열린 2026 KT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치고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KT 위즈가 26일 일본 오키나와현 우루마 쿠시카와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 일정을 진행했다. 김현수(오른쪽)가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몸빵이라도 해야죠!"

프로 21년 차 베테랑 김현수(38·KT 위즈)가 첫 전업 1루수 도전에 남다른 각오를 내보였다.

김현수는 최근 일본 오키나와현 우루마에 위치한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열린 2026 KT 스프링캠프에서 "그동안 1루를 아예 안 봤던 건 아니라 불편한 건 없다. 다만 외야를 주로 하다가 가끔 1루를 도와주는 정도였는데 캠프부터 1루수만 본 건 처음이라 확실히 해야 할 게 더 많다고 느꼈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올해 KT는 외국인 선수를 전원 교체하고 외부 FA 영입에만 108억 원을 투자하면서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에 들어갔다. 그 중 핵심으로 여겨지는 것이 3년 50억 원 전액 보장 FA 계약을 체결한 김현수와 1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들어온 샘 힐리어드(32)다.

힐리어드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중견수도 볼 정도로 강한 어깨와 수비 센스를 자랑하는 선수였다. 당초 KT는 힐리어드를 수비 부담이 있는 중견수보다 1루로 고정해 공격력 극대화를 노렸다. 하지만 대학 시절 이후 거의 1루 수비는 하지 않은 터라 결국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김현수의 1루 고정이 확정됐다.

그의 말처럼 김현수가 1루를 전문적으로 나선 적은 없다 2013년 두산 베어스 시절부터 종종 나와 가장 많은 1루 수비 이닝을 기록한 것도 2018년 LG 이적 첫해 452⅓이닝이 전부였다.

KT 위즈가 26일 일본 오키나와현 우루마 쿠시카와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 일정을 진행했다. 김현수(맨 왼쪽)가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김현수는 "확실히 이래서 내야수들이 체력이 빨리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내가 1루인데도 이 정도인데 다른 내야수들은 더 힘들겠다고 느꼈다"고 혀를 내두르면서 "우리 내야에 수비 잘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내가 못 하면 괜히 분위기가 이상해질까 봐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결연한 의지를 내보였다.

선수 본인은 조용히 의지를 불태웠지만, 정작 사령탑에는 너스레를 떨었다고. KT 이강철 감독은 "김현수를 1루로 쓴다. 힐리어드가 1루를 본 지 오래돼서 자세가 안 나왔다. 그래도 나중에 옵션 하나는 가져가는 게 좋아서 캠프 동안 힐리어드도 1루를 해보겠다고 했지만, 정규시즌에는 좌익수로 가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현수가 LG에서는 따로 1루 수비 훈련 없이 한 번씩 내보냈다고 한다. 연습 없이 하면 그럴 수 있지만, 캠프에서 연습해서 가면 자기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하더라. 실제로 지금 잘해주고 있다. 좌우로 가는 타구가 얼마나 나오겠나. 현수가 잡을 수 있는 공만 잡아주면 된다. 그렇게만 해줘도 팀이 돌아간다"라고 강조했다.

김현수가 1루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외야는 특별한 교통정리 없이 좌익수 힐리어드, 중견수 최원준, 우익수 안현민으로 탄탄한 수비 라인업이 꾸려진다. 팀을 위한 마인드에 솔선수범하는 베테랑의 행동거지가 기특한 사령탑이다.

이강철 감독은 "왜 김현수를 쓰는지 알겠다. 연습하는 걸 보면 정말 좋은 선수다. 왜 김현수인지를 알았다고 말했으면 끝난 거다. 그 정도로 팀에 잘 녹아들었고 후배들도 잘 따른다. 정말 성실하고 잘해서 우리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KT 위즈가 26일 일본 오키나와현 우루마 쿠시카와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 일정을 진행했다. 김현수(오른쪽)와 김상수가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1루 수비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놓으며 이어진 김현수의 한마디에서 그 효과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김현수는 "솔직히 강습 타구에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몸으로 막는 연습을 하고 있다. 또 감독님도 그렇게 말씀해주시는데 선수가 그 정도로 만족하면 안 된다. 잘 잡는 건 기본이고 몸빵이라도 하려 한다"고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포구는 그래도 내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송구도 너무 높지만 않으면 웬만큼 잡을 수 있다. 내가 잘 받아야 편하니까 던진 선수들이 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며 "내게 날아오는 타구가 문제다. 연습 경기에 많이 나가서 더 많이 적응하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연습경기에서는 벌써 여유를 찾은 모습이다. 연일 안타 행진을 기록하는 데 이어 수비에서도 내야수들이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 신인 유격수 이강민(19)은 "김현수 선배님이 1루에 서 계실 때 송구하면 안정적이다. 일단 키가 크셔서 타깃 잡기도 더 쉽고 던지기에도 좋다. 1루수가 믿음이 가니 나도 더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프로 20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12, 출루율 0.393이 말해주듯 김현수는 꾸준함의 대명사다. 시즌 100경기 이하로 빠진 적도 신인 시절인 2007년이 마지막이다. 그 꾸준함에 KT는 기대를 걸었고 김현수는 부응할 준비를 마쳤다.

김현수는 "수치적인 목표는 전혀 없다. 그저 아프지 말고 후배들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 노력할 뿐이다. 개인적인 건 항상 그 정도만 생각하고 팀플레이를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우리 팀이 더 좋은 성적 내는 걸 가장 큰 목표로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KT 위즈가 26일 일본 오키나와현 우루마 쿠시카와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 일정을 진행했다. 김현수(맨 왼쪽)가 밝은 표정으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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