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선 라운드 진출을 다투는 운명의 한일전을 앞두고 대만 대표팀의 마운드 구상이 윤곽을 드러냈다. 당초 한국전 '천적'으로 꼽히던 좌완 린위민(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이 아닌,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활약 중인 우완 에이스 구린루이양(26·닛폰햄 파이터스)의 선발 등판이 사실상 확정적인 분위기다.
대만은 7일 낮 12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체코를 상대로 장단 15안타를 몰아치며 14-0,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앞선 호주전(0-3 패)과 일본전(0-13 패)에서 단 1점도 뽑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던 대만은 이번 대승으로 2연패 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며 8강 진출을 위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이날 대만이 보여준 투수 운용은 8일 열리는 한국전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린위민이 2번째 투수로 나서 2⅓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이날 투구수 30구로 WBC 규정상 휴식일이 최소 1일은 주어져야 하기 때문에 8일 한국전에 등판이 불가능해졌다. 지난 5일 쉬러시(소프트뱅크 호크스)까지 50구를 넘기며 WBC 1라운드 등판에 나서지 못함에 따라 구린루이양의 선발 등판이 사실상 확정됐다.
정하오쥐(47) 대만 감독 역시 8일 한국전 선발 투수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공식 발표 역시 나오지 않았지만 구린루이양은 체코전을 마친 뒤 믹스드존에서 대만 매체들의 집중적인 질문을 받았다. 한국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심경에 대해 담담한 태도를 보이며 "특별히 다를 것은 없다. 평소에 하던 대로 준비하고 던질 생각이다. 결국 한 경기일 뿐이다. 너무 큰 압박감을 느끼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는 심경을 전했다.
2018시즌부터 2024시즌까지 대만프로야구리그(CPBL)를 평정한 구린루이양은 2025시즌을 앞두고 일본프로야구(NPB)로 건너갔다. 2025시즌 NPB 7경기에 나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3.62의 성적을 남겼다. 시속 150km 중반대의 강력한 직구와 예리한 포크볼을 주무기로 하는 위협적인 투수다. WBC 준비 과정서부터 한국전 선발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꾸준하게 나왔다. 다만 지난 2월 21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비공개 연습경기에서 2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하며 다소 부진했다.
2연패에 몰리는 상황에서도 구린루이양은 동료들과의 대화를 통해 팀 분위기를 다잡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팀원들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고, 그들의 노력은 충분히 박수받을 가치가 있다"며 동료들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구린루이양은 이번 대회 기간 도쿄돔을 가득 메우는 대만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팬들의 함성을 들을 때마다 울컥할 정도로 큰 힘을 얻는다. 그분들이 이곳까지 온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좋은 경기 결과로 보답하고 싶다"는 비장한 각오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