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빈 WBC 깨달음 "창피했다, 이젠 20안타 맞아도 계속 승부하겠다" [수원 현장 인터뷰]

수원=신화섭 기자
2026.03.24 00:11
곽빈은 WBC에서의 경험을 통해 더 이상 도망가는 피칭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안타를 많이 맞더라도 계속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승부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곽빈은 시범경기에서 4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 9탈삼진을 기록하며 변화된 피칭을 선보였다.
두산 곽빈이 23일 KT전 후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신화섭 기자

"더 이상 도망가는 피칭을 하지 않겠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곽빈(27·두산 베어스)에게 깨달음을 줬다.

곽빈은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리그 KT 위즈와 시범경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제 그냥 계속 스트라이크를 던진다는 각오로 하겠다. 안타 10개를 맞든 20개를 맞든 계속 승부해 보겠다"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1년 동안 일단 그렇게 한 번 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곽빈은 2026 WBC를 마치고 처음으로 시범경기에 나섰다. 그는 이달 초 열린 WBC에서 2경기에 구원 등판해 3⅔이닝 동안 2피안타(1홈런) 4볼넷 4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는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내용은 아쉬웠다. 1라운드 대만전에서 솔로 홈런을 맞았고, 특히 도미니카공화국과 8강전에서는 0-5로 뒤진 3회 1사 1, 2루에서 선발 류현진에 이어 등판해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이후 3연속 볼넷에 2연속 밀어내기 실점을 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곽빈은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너무 도망간 모습이 창피했고 짜증이 났다. 그냥 맞는 게 오히려 좋다는 쪽으로 생각을 바꾸려 하고 있다"면서 "일단 강한 볼은 갖고 있다는 확신도 들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제2, 제3 변화구의 퀄리티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23일 KT전에서 투구하는 곽빈. /사진=OSEN

생각의 변화가 피칭에 곧바로 반영됐을까. 비록 시범경기이지만 그는 이날 경기에서 에이스의 이름값에 걸맞은 호투를 펼쳤다. 4이닝 동안 62개의 공을 던지며 사사구 없이 3피안타 무실점하며 무려 9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직구(27개) 최고 시속은 155㎞에 달했고, 최저 116㎞의 커브(16개)와 슬라이더(15개)도 적절히 섞어 던졌다.

1회 선두타자 최원준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김현수를 삼진, 안현민을 2루수 플라이, 힐리어드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가볍게 위기에서 벗어났다. 2회를 삼자범퇴로 마치고 3회 1사 후 이강민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최원준과 김현수를 연거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에는 선두 안현민과 힐리어드까지 4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후 장성우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으나 류현인을 다시 삼진으로 솎아냈다. 김원형(54) 두산 감독이 경기 전 계획한 60구를 채우며 이날 투구를 마쳤다. 특히 상대 핵심 타자 김현수와 힐리어드를 각각 두 타석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곽빈은 이날 투구에 대해 "투 스트라이크 때 타자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싶었고, 도망가지 않은 피칭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다"며 "삼진이 아니더라도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계속 승부를 빨리 빨리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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