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1011K' 日기쿠치 작심 발언 "WBC 우승 원해? 그럼 美 더 많이 보내라!→룰 변경 소용없어"

박수진 기자
2026.03.26 03:33
LA 에인절스 소속 좌완 투수 기쿠치 유세이가 일본 야구계에 국제 대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을 촉구했다. 그는 피치 클락 도입이나 공인구 변경 같은 규칙 변화보다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문턱을 낮춰 기량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쿠치는 2026 WBC 4강 진출 실패에 대한 일본 야구계의 충격과 관련하여, 더 많은 선수가 높은 레벨에서 뛰어야 WBC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한국을 상대로 선발 등판한 기쿠치의 모습.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기쿠치.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에서 활약 중인 좌완 투수 기쿠치 유세이(35)가 일본 야구계를 향해 뼈아픈 일침을 가했다. 피치 클락 도입을 비롯해 공인구 변경 등 단순히 메이저리그식 규칙을 따라 하는 수준을 넘어,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문턱을 낮추는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국제 대회 경쟁력은 제자리걸음일 것이라는 경고를 남겼다.

일본 야구 매체 풀카운트가 2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기쿠치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다저스타디움에서 LA 다저스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일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메이저리그는 일단 시도해 보고 현실에 맞지 않으면 되돌리는 유연함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일본 야구가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우승을 생각한다면 규칙적인 변화보다 선수들의 수준을 더 높여야 하는 것이 본질"이라고 말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일본 야구계는 2026 WBC 사상 첫 4강 진출 실패에 큰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이에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도입을 비롯해 피치 클락, 공인구 조정 등 여러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기쿠치는 이런 제도적인 변화보다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우선이라는 의견을 냈다. 기쿠치는 "결국 메이저리거를 더 늘려야 한다. 규칙이 어떤지 따지는 것보다 선수들이 더 빠르게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근본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NPB의 현재 수준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WBC라는 단기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선수가 많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NPB의 가치를 폄하하는 것에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기쿠치는 NPB가 가진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냉정한 분석을 이어갔다. 그는 "일본에서 야구는 그 자체로 훌륭한 흥행 산업이며 팬들을 즐겁게 할 의무가 있다"면서도 "질문이 'WBC에서 이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고 한다면, 답은 하나다. 더 많은 선수가 높은 레벨에서 뛰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베테랑답게 기쿠치는 발언의 무게감을 의식해 신중하게 단어를 선택하면서도, 일본 야구계가 직면한 시스템적 한계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기쿠치는 NPB와 MLB를 두루 오래 경험한 베테랑이다. NPB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2011시즌부터 20118시즌까지 뛰며 통산 158경기에 등판해 73승 46패 평균자책점 2.77의 기록을 남겼다. 특히 2016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10승 이상을 거두며 준수한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이후 메이저리그 무대로 진출한 기쿠치는 시애틀 매리너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거쳐 현재 에인절스에서 뛰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199경기(선발 187차례)서 48승 58패 평균자책점 4.46이라는 성적을 찍었다. 누적 탈삼진은 무려 1011개나 된다. 일본 대표팀의 4강 진출이 실패한 지난 2026 WBC에서는 2경기(선발 1차례에 나서 평균자책점 6.75로 좋지는 않았다. 특히 7일 한국전에 자신의 국가대표 커리어 첫 등판에 나섰지만 3이닝 6피안타 4탈삼진 3실점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25년 9월 에인절스 소속으로 등판한 기쿠치.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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