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의 '캡틴' 오태곤(35)이 2년 연속 개막전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특히 'KIA 클로저' 정해영이 인천만 오면 좋지 않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자신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SSG는 28일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펼쳐진 KIA 타이거즈와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7-6, 9회말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SSG는 창단 이후 개막 전승이자 최근 개막전 5연승(2022년~2026년)에 성공했다. 이는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까지 포함, 구단 개막전 최다 연승 신기록이다.
이날 SSG는 6회까지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의 호투에 막혀 0-5로 끌려갔다. 그러나 네일이 내려간 직후인 7회부터 서서히 반격을 시작했다. 무사 만루 기회에서 조형우의 땅볼과 포일 등을 묶어 2점을 만회했다. 계속된 2사 2루 상황에서 SSG는 '대타 오태곤'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여기서 오태곤은 KIA 불펜 성영탁을 상대로 좌중간 적시타를 터뜨리며 3-5, 두 점 차로 추격했다.
결국 승부는 9회에 갈렸다. SSG가 3-6으로 뒤진 1사 2, 3루 상황. 다시 타석에 들어선 오태곤이 KIA 마무리 정해영을 상대로 슬라이더를 공략,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쳐냈다. SSG가 6-5, 한 점 차로 바싹 추격한 순간이었다.
계속해서 SSG는 바뀐 투수 조상우를 상대로 박성한이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 에레디아가 동점 좌전 적시타를 쳐내며 승부를 6-6 원점으로 돌렸다. 다음 타자 최정이 볼넷을 골라내 만루 기회를 이어갔고, 후속 김재환 타석 때 조상우가 폭투를 범하면서 SSG가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날 오태곤의 성적은 2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 그것도 심지어 대타로 나와 거둔 성적이었다. 오태곤은 지난 시즌 두산 베어스와 개막전에서도 8회 대타 역전 투런포를 터트렸다. 그리고 이날 경기까지, 2년 연속 SSG의 개막전 영웅이 됐다.
오태곤은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우리 팀이 랜더스로 바뀌고 개막전을 모두 이겼는데, 내가 주장을 맡았을 때 그 기록이 깨질까 봐 걱정했다. 계속 기록을 이어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입을 열었다.
오태곤은 이날 두 차례 타석에 선 상황에 대해 "먼저 감독님께서 미리 언질을 주셨다. (정)준재 타석 때 찬스가 걸리면 나간다고 했다. 불펜에 성영탁 투수가 몸을 풀고 있길래, 조금 분석하고 들어갔다. 그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타석 같은 경우, 저희 팀이 좀 알고 있다. 정해영 선수가 저희 랜더스 구장에 오면 안 좋다는 것을 저희 선수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뒤집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던지는 모습을 보니, 조금 역시나 좋지 않더라. 그래서 일단 공을 한번 어떻게 오는지 지켜보자고 했는데, 힘도 많이 없고, 슬라이더도 날카롭지 않았다. 그래서 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쳤는데, 타구의 질이 운 좋게 돼 안타가 됐던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정해영은 지난 시즌 랜더스 필드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7.71로 안 좋았다. 2024시즌에도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11.57로 매우 안 좋았다. 상대 클로저의 약점을 간파하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오태곤의 발언이었다.
현재 오태곤은 어깨 수술로 이탈한 '영원한 에이스' 김광현을 대신해 임시 주장을 맡고 있다. 그는 "(김)광현이 형이 무척 미안해하더라. 제게 잘 부탁한다고 했다"며 "형이 재활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와 다시 주장을 맡을 때까지만 잘 지키고 있겠다"고 전했다.
평소 이숭용 감독과 '주전 기용'을 두고 농담 섞인 실랑이를 벌인다는 오태곤이다. 그는 "감독님께 주전으로 내보내 달라고 떼를 써보지만 단호하게 안 된다고 하신다. 그런데 사실 선발로 나가면 결과가 좋지 않아 할 말이 없다.(웃음) 대타로 나서는 게 쉽지 않지만, 몸이 굳지 않게 계속 움직이고 분석하며 준비하고 있다"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