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확정된 우완 잭 쿠싱(30)의 2025시즌 지표를 살펴보면, 한화가 그에게 기대하는 바가 명확히 드러난다. 비록 화려한 강속구는 없지만, 마운드 위에서 계산이 서는 투구를 한다는 점이 장점으로 보인다.
한화는 4일 오전 공식 자료를 통해 "대체 외국인 투수로 잭 쿠싱과 총액 9만 달러(연봉 6만 달러, 옵션 3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웬 화이트(27)의 부상 이튿날 전격적인 영입이 이뤄질 만큼 한화의 발 빠른 대처가 돋보였다. 5일 새벽 입국 예정인 쿠싱은 이르면 다음 주말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190cm의 건장한 체격 조건을 갖춘 쿠싱은 지난해 마이너리그 퍼시픽코스트리그(PCL)에서 11승을 거두며 다승 1위에 올랐던 투수다. 특히 타자 친화적인 환경인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9이닝당 볼넷 2.7개를 기록할 만큼 안정적인 제구가 강점이다.
2025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운영하는 스탯캐스트를 살펴보면 쿠싱의 장점이 더욱 극명하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쿠싱은 AAA 무대에서 볼넷 허용 비율(BB%) 상위 7% 내에 이름을 올렸다. '볼질'로 주자를 쌓아 위기를 자초하는 유형이 아니라는 점은, 짧은 기간 확실한 계산이 서는 피칭을 해줘야 하는 대체 외인으로서 최적의 조건이다.
쿠싱의 '진짜' 무기는 슬라이더다. 우완인 그의 슬라이더는 지난 시즌 헛스윙 유도율 36.4%를 기록했다. 기대 타율(xBA) 역시 .186으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상대 타자의 방망이를 끌어내기에 충분한 궤적과 회전력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슬라이더와 함께 구사할 수 있는 체인지업의 효율성도 눈에 띈다. 체인지업의 기대 타율(xBA)은 .161, 기대 가중 출루율(xwOBA)은 .199에 불과하다. 좌타자를 상대로 주로 사용하는 체인지업이 31%의 헛스윙률을 기록하고 있어, 슬라이더와 함께 확실한 '투 피치' 결정구 세트를 정립하는 것으로 보인다.
포심 패스트볼(통상 말하는 직구)의 경우 최고 150km 초반대를 기록했다고 한화 측에서 설명했지만, 2025시즌 평균 구속은 92마일(약 148km) 수준이었다. 선발 등판 시에는 146~147km대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포심의 하드 히트(강한 타구) 허용 비율이 48.87%로 다소 높은 편이기에, 실투를 줄이고 강점인 변화구를 어떻게 섞느냐가 성공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물론, KBO 공인구 적응도 매우 중요하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으로 시범경기에 2차례 나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2⅓이닝 3피안타(1홈런) 1볼넷 3탈삼진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300이었고 WHIP(이닝당 평균 출루 허용율)은 1.71이었다. 지난 3월 22일 토론토에서 방출처리된 쿠싱은 자유의 몸이었다.
쿠싱은 한화 구단을 통해 "한국 팬들을 만날 기회를 얻어 기쁘다.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데이터상으로 확실한 'S존 공략'과 '슬라이더'라는 무기를 검증받은 쿠싱이 화이트의 자리를 잘 메울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