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사, 고객사 다각화로 일부 전기차 시장 부진 '방어'
한국 3사는 고객사 전기차 판매 부진 여파 고스란히 받아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밖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며 한국 배터리 3사의 입지가 더 축소됐다. 올해 1분기 CATL과 BYD 등 중국 기업들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은 일제히 역성장했다.
22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약 117.4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했다.
전체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에도 LG에너지솔루션(398,500원 ▼2,500 -0.62%)과 SK온, 삼성SDI(647,000원 ▲31,000 +5.03%)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8.3%포인트(p) 하락한 29.6%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배터리 채택 비율이 높은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가 유독 부진했던 동시에 중국 업체들이 고객사 다변화로 치고 들어 온 결과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0.1% 감소한 20.3GWh로, 시장 점유율은 이 기간 전년동기대비 3.1%p 낮은 17.3%로 떨어졌다. 점유율 2위는 유지했으나 1위 CATL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5위를 기록한 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10.2% 줄어든 9.0GWh로 집계됐으며, 점유율은 10.1%에서 7.7%로 떨어졌다. 주요 매출처 중 한 곳인 '포드 F-150 라이트닝'의 생산 중단이 직격탄을 입혔고, 동시에 기아·메르세데스-벤츠·폭스바겐 등 주요 고객사들의 전기차 판매도 둔화하며 전체 탑재량이 감소했다.
6위인 삼성SDI의 사용량은 5.3GWh로 전년동기대비 27.7% 감소했고, 점유율도 7.4%에서 4.5%로 위축됐다. 리비안과 지프 등 주요 고객사와 BMW i4, i5, i7, iX 등 주요 전동화 모델의 판매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영향이다. 아우디 역시 Q6 e-Tron 출시에도 기대만큼의 판매 확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했다. CATL은 이 기간 전년 대비 32% 성장한 39.7GWh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다. 시장 점유율도 전년 대비 3.8%p 늘린 33.8%로 커졌다. 고객사 다각화가 주효했다. 테슬라, 아우디, 도요타, 기아 등 글로벌 완성차 중심으로 배터리 탑재량이 증가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특히 기아의 EV5와 PV5 판매 확대가 점유율 확대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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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는 전년 동기 대비 60.6% 성장한 11.3GWh로 3위를 기록했다. 중국 내수 시장 둔화 흐름과 달리, 비중국 시장에서 배터리 사용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마힌드라&마힌드, KG 모빌리티 등 해외 완성차 업체로의 공급 증가와 동시에 스즈키, 도요타, 지프 등 신규 고객사로의 공급이 본격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CATL과 BYD 외에도 고션(7위), SVOLT(8위), CALB(9위), AESC(10위) 등 중국 업체 총 6곳이 중국 제외 글로벌 시장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중국 업체 모두 배터리 사용량과 점유율이 증가세를 기록했다.
테슬라 공급 비중이 높은 일본기업인 파나소닉은 4위를 기록했다. 배터리 사용량은 9.1GWh로 4.0% 늘었으나, 점유율은 지난해 8.7%에서 올해 7.7%로 떨어졌다. 모델 Y 판매 증가가 두드러진 반면 모델 3는 감소하며 차종 간 수요 구조 변화가 나타난 여파다. 특히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 중단이 결정되면서 차세대 4680·2170 셀 개발과 북미 생산 효율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국내 3사는 전기차 배터리 중심의 수요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등 신규 수요처 확대에 이미 나서고 있다"며 "특히 북미·유럽 중심 고객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과 고객을 다변화하는 한편 전기차 외 수요처를 확대하며 수익 변동성을 낮추기 위한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