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리에도 웃음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문동주(23·한화 이글스)는 더욱 발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문동주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92구를 던져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2일 KT 위즈전에선 4이닝 동안 70구를 던져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5실점하고 물러나 패전을 떠안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당연히 5회까지 던졌으면 좋겠다. 본인이 아쉬움에도 4회까지만 던졌는데 오늘은 5이닝을 던지려고 할 것"이라며 "선발 투수가 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5회까지 던지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5㎞를 기록했지만 46구 중 절반을 조금 웃도는 26구만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다. 포크볼(21구)과 슬라이더(19구), 커브(6구)로 변주를 주며 92구를 던졌다.
1회말 첫 타석부터 박성한에게 3루타를 맞고 시작했으나 후속 타자들을 잘 잡아내며 실점 없이 경기를 시작했고 2회에도 1사에서 최지훈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실점은 기록하지 않았다.
3회엔 타선이 공격에서 강백호의 스리런 홈런 포함 4점을 안겨준 뒤 등판해 에레디아에게 가운데 몰린 포크볼을 공략 당해 솔로 홈런을 맞았다. 그러나 이후 5회까지 잘 마쳤다.
특히 5회엔 1사 이후 정준재에게 안타, 박성한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최정에게 1타점 2루타까지 맞았으나 김재환을 높은 코스의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4-2로 앞선 가운데 공을 불펜 투수들에게 넘겼고 리드를 지켜내며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스스로 만족할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 승리를 따내고도 표정이 밝지 않았다.
경기 후 만난 문동주는 "운이 좋았다.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후다닥 지나갔는데 그래도 순간 순간 집중력을 발휘했던 게 정말 중요했다"며 "너무 추웠다.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구속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5㎞로 상대 타자들을 충분히 압도할 만했지만 최저는 142㎞에 불과했다. 완급 조절을 시도하고 있다고는 해도 구속이 원하는 수준까지 올라오지 않았다는 것.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스피드가 너무 안 나왔던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시즌을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다. 당초 지난 1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비를 위해 사이판에서 몸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어깨 통증을 겪었고 결국 꿈에 그리던 WBC 출전도 무산됐다. 한 번 끊어서 갔던 만큼 몸 상태를 다시 끌어올려야 했다. 시범경기에서도 2경기 5이닝만 던졌고 개막 후 첫 경기에서도 4이닝을 던지며 5점을 내주고 패전을 떠안았다.
문동주는 "솔직히 저번 경기 제 자신에게 너무 실망스러운 모습이었어서 정말 반성도 많이 했다. 그래서 집중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며 "제구는 나쁘지 않았다. 공부했던 부분이 있는데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준비를 했고 실투도 많았지만 그래도 오늘은 잘 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가고 호수비도 많아서 정말 운이 좋았던 경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컨디션이 좋지는 않다. 일단 볼이 많은 건 제가 자신이 없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워피처 유형이기에 무엇보다 구속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문동주는 "일단 스피드가 더 올라와야 된다. 그러면서 조금 더 공 끝이 살아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러다보면 적은 투구로도 공격적으로 제가 원하는 피칭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도 안타 맞은 공들이 몰리는 공도 있었고 뭐 정확하게 제거가 되는 공도 있었는데 그건 온전히 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시즌을 늦게 준비한 만큼 너무 급하게 생각하진 않으려 한다. "시즌을 준비하는 게 늦었지 않나. 어떻게 보면 다른 사람들보다 초반에 겪을 수 있는 일인데 당연히 따라오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든다"며 "처음에 안 좋았으니까 마지막에는 제일 좋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버티고 있다"고 애써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