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이강인(25, 파리 생제르맹)이 이번에도 짧은 시간밖에 뛰지 못했다. 그럼에도 존재감만큼은 강렬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파리 생제르맹(PSG)은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에서 리버풀을 2-0으로 격파했다.
'디펜딩 챔피언' PSG는 원정 경기에서 값진 승리를 따내며 준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리버풀은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지는 모습이었다.
이날 PSG는 경기 시작 11분 만에 앞서 나갔다. 데지레 두에가 박스 안에서 날린 오른발 슈팅이 수비에 맞고 굴절되면서 선제골이 됐다. 리드를 잡은 PSG는 이후로도 리버풀 골문을 두드렸고, 후반 20분 흐비차 크바라첼리아가 골키퍼까지 제치고 추가골을 터트리면서 두 골 차 승리를 완성했다.
벤치에서 출발한 이강인은 후반 33분 교체 투입됐다. 그는 이번에도 별들의 무대에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경기 막판 약 12분여를 소화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경기를 앞두고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이강인을 칭찬했다. 그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면 언제든 팀을 돕고, 경기를 바꿀 선수들이 있어야 한다. 곤살로 하무스와 이강인이 바로 그런 선수들이다. 이런 유형의 선수들은 정말 찾기 어렵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아주 중요한 선수들"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최고의 로테이션 자원이자 백업 자원이라는 뜻이었다. 엔리케 감독은 역시나 이강인에게 선발 기회를 주지 않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강인이 진지하게 미래를 고민하고 있는 이유다.
이강인은 짧은 출전 시간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그는 패스 성공률 91%(10/11), 키패스 3회, 크로스 1회를 기록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어시스트를 올릴 뻔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후반 42분 역습 기회에선 돌아 뛰는 우스만 뎀벨레를 향해 정확한 타이밍에 공을 내줬다. 뎀벨레가 이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공이 골대를 강타하는 바람에 이강인의 도움은 아쉽게 무산됐다.
결과적으로 엔리케 감독이 자신을 왜 붙잡고 있는지 입증한 이강인이다. 그동안 이강인은 아틀레티코와 나폴리 등 여러 팀으로부터 제안을 받았고, 출전 시간이 부족한 만큼 새로운 도전을 고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번번이 엔리케 감독이 판매를 허락하지 않으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다가오는 여름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겨울에도 이강인 영입을 시도했던 아틀레티코가 다시 협상 테이블을 차릴 가능성이 크다. 이강인도 PSG의 재계약 제안에 답변하지 않으며 앞날을 저울질 중이다. PSG에서 로테이션 역할에 만족할지 혹은 더 중요한 역할을 맡기 위해 떠날지 결정해야 할 시간이 오고 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