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염경엽(58) 감독의 융통성이 놀라운 수준이다. KBO 대표 출루왕 홍창기(33)가 큰 부상이 없음에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LG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이날 LG는 천성호(3루수)-문성주(우익수)-오스틴 딘(1루수)-문보경(지명타자)-오지환(유격수)-박해민(중견수)-박동원(포수)-이재원(좌익수)-신민재(2루수)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임찬규.
시즌 초반 11경기 타율 0.163(43타수 7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542로 부진한 홍창기가 제외된 것이 눈에 띈다. 여기에 기회를 줘야 할 백업으로 분류된 천성호가 이틀 연속 리드오프를 맡고 이재원이 선발 좌익수로 출전한 것은 파격으로도 느껴진다.
천성호는 시즌 10경기 타율 0.481(27타수 13안타), OPS 1.267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지만, 이재원은 8경기 타율 0.100(10타수 1안타)으로 아직 미완의 대기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에 "홍창기는 휴식이다. 발목도 좀 안 좋다"고 이유를 밝혔다.
2주 전 오지환을 살리려 했던 것처럼 홍창기 역시 기 살리기 차원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항상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야구는 144경기 매일 잘 될 수 없다. 어쩔 땐 안 될 때도 있는 법이다. 거기서 결국 다른 짓 안 하고 똑같이 참고 하는 것이 빨리 벗어나는 길"이라고 너무 부담을 가지지 않길 바랐다.
그러면서 "우리 팀 1번은 웬만하면 바뀌지 않는다. (홍)창기가 1번 자리를 지켜줘야 우리 팀 타순이 원활하게 돌아간다. 우리 팀 2번은 항상 바뀔 수 있는 자리다. 박해민, 신민재, 문성주 중 가장 좋은 사람이 2번에 들어간다"고 믿음을 보였다.
최근 염경엽 감독은 시즌 초부터 적극적으로 타순을 변경하면서 팬들로부터 염유유연제(염경엽+섬유유연제)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전날(10일)도 첫 리드오프 선발로 나선 천성호가 4타수 3안타 1볼넷 4득점 1도루로 맹활약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처럼 잦은 타순 변경으로 인한 효과에도 염 감독은 "애들이 잘해주는 것이다. 아무리 타순을 바꾸고 작전을 잘 써도 애들이 못하면 소용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한편 LG는 경기를 앞두고 전날 햄스트링을 부여잡고 내려간 배재준을 1군에서 말소하고 김진수를 등록했다. 검진 결과 왼쪽 허벅지 햄스트링 미세 손상으로 최소 2주는 볼 수 없게 됐다. 배재준은 올 시즌 6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84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중이었어서 LG도 뼈아프다.
염 감독은 "부상도 실력이다. 마운드가 미끄러우면 다져달라고 하면 될 텐데..."라며 "1㎝도 안 되는 미세한 손상이다. 그래도 2주는 회복하려면 쉬어야 할 것 같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한창 좋아질 때라 승리조에 붙여볼까 생각 중이었는데, 본인한테 온 좋은 기회를 발로 걷어찬 셈이 됐다. 지난해도 5월에 (페이스가) 조금 올라오다가 갑자기 옆구리 부상으로 한 달을 쉬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게 아쉬울 뿐"이라고 탄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