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30)의 소속팀 울버햄프턴의 다음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강등이 조기 확정되면서 다음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비는 한국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을 가능성이 커졌다. EPL 구단들의 관심을 받는 오현규(25·베식타시)의 올여름 EPL 입성 여부에는 자연스레 더 많은 관심이 쏠리게 됐다.
울버햄프턴은 2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EPL 33라운드에서 17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크리스털 팰리스와 0-0으로 비기면서 남은 5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2부 강등이 확정됐다. 승점 17(3승 8무 22패)로 최하위인 울버햄프턴은 남은 5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잔류 마지노선인 17위 웨스트햄(승점 33)을 넘어설 수 없다. 이로써 울버햄프턴은 2017-2018시즌 이후 9시즌 만에 챔피언십으로 떨어지게 됐다.
울버햄프턴의 강등으로 다음 시즌 EPL을 누비는 한국 선수가 사라질 위기도 커졌다. 울버햄프턴은 이번 시즌 유일하게 한국 선수가 속한 EPL 구단이었기 때문이다. 양민혁(코번트리 시티)이나 박승수(뉴캐슬 유나이티드 U21) 윤도영(도르트레흐트) 등 원소속팀이 EPL 구단들인 선수들도 있지만, 활약상이나 어린 나이 등을 고려하면 다음 시즌 역시 챔피언십이나 유럽 중소리그, 2군 등에 속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 시즌 EPL 1군에 깜짝 승격하는 선수가 나오거나, 황희찬이 EPL 또 다른 구단으로 이적하지 않는 한 다음 시즌 EPL 무대를 누비는 한국 선수가 없을 수도 있다.
이같은 위기를 끊어낼 선수로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단연 오현규다. 최근 베식타시(튀르키예) 이적 후 맹활약을 펼치며 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의 이적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덕분이다. 오현규는 튀르키예 쉬페르리그에서 10경기 6골 1도움 등 이적 후 11경기 7골 1도움의 맹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전반기 KRC헹크(벨기에) 소속으로 기록한 10골 3도움을 더하면 이번 시즌 17골 4도움을 쌓았다. 득점도, 공격 포인트도 커리어 하이다. EPL 구단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배경이다.
물론 이적 후 반시즌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인 데다, 빠르게 핵심 입지를 다지고 있는 오현규의 이적을 베식타시 구단이 쉽게 허락할 가능성은 크진 않다. 계약 기간 역시도 2029년 6월까지로 아직 3년 이상 남아 있다. 다만 EPL 구단들이 베식타시를 흔들 만한 이적료만 제안한다면 상황은 단번에 달라질 수 있다.
이미 구체적인 이적료까지도 나왔다. 사바흐, 아스포르 등 튀르키예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베식타시는 오현규의 이적료로 최소 4000만 유로(약 695억원)를 책정했다.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베식타시가 오현규 영입에 들였던 이적료 1400만 유로(약 243억원)의 두 배가 훌쩍 넘는 이적료다. 손흥민이 과거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할 당시 이적료 3000만 유로(약 521억원)보다 더 많은 액수이자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 당시 이적료 5000만 유로(약 868억원)를 잇는 한국 선수 역대 2위 이적료다.
결코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오현규의 활약상이나 공격수로서 최전성기에 접어드는 나이 등을 고려하면 EPL 구단들 입장에서도 충분히 투자할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오현규가 오는 6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EPL 구단들의 러브콜도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손흥민의 이적료 기록을 깨고 오현규가 EPL에 입성하면, EPL에 한국 선수가 뛰지 못하는 위기 역시도 함께 끊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