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6주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일 뿐인데, 팀 퍼스트 외국인의 면모를 갖췄다. 두산 베어스의 웨스 벤자민은 간절함과 냉철함을 동시에 보여주며 ‘천적’을 다시 한 번 정조준하고 있다.
두산은 에이스인 6년 만에 돌아온 에이스 크리스 플렉센이 우측 어깨 견갑하근 부상을 당하며 초비상이 걸렸다. 단 2경기 만에 전열을 이탈했다. 6주 소견을 받으면서 부상 대체 선수를 구해야 했는데, 그래도 꽤나 빠르게 대체자를 구했다. 그것도 KBO리그 경력이 풍부한 좌완 투수 웨스 벤자민을 데려왔다.
벤자민은 2022년 윌리엄 쿠에바스의 대체 선수로 KT 위즈에 합류했고 2024년까지 한국 무대에서 활약했다. 통산 74경기 31승 18패 평균자책점 3.74의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4시즌이 끝나고 KT와 재계약을 맺지 못했고 미국 무대로 돌아갔다.
지난해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트리플A에서 활약했는데, 올해는 소속팀을 구하지 않고 개인 훈련을 이어갔다. 벤자민은 “멕시코리그, 독립리그 등에서 제안이 왔지만 에이전트와 상의해서 더 좋은 기회가 있을 수 있으니 기다려보자고 했고 그 선택이 여기로 이어지게 됐다”고 전했다. 한국 무대 복귀를 열망했기에 다른 리그의 제안들을 뿌리쳤고 비록 부상 대체 선수지만 두산 베어스로 복귀가 가능했다.
소속팀 없이 개인 훈련을 진행했지만 실전을 치를 몸 상태는 충분했다. 21일 사직 롯데전, 복귀전에서 벤자민은 75구의 투구수 제한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5회 2사까지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2-0의 리드를 안고 있었기에 1아웃만 잡으면 승리 투수가 가능했다. 그런데 벤자민은 마운드를 내려왔다. 두산 벤치의 냉철한 판단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23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김원형 감독은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선수 본인이 자진해서 교체를 요청했다. 이미 제한 투구수(75구)도 넘어섰고 힘이 약간 떨어진 상태에서 만약 상대 중심 타자인 레이예스에게 맞으면 경기 흐름이 넘어갈 것을 생각한 것 같다. 또 주 2회 등판까지도 생각해서 교체를 요청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와 스태프는 레이예스까지는 벤자민이 상대하게끔 하려고 했다. 만약 손호영까지 가게 된다면 이영하를 준비시키고 있었다”며 비하인드를 설명했다. 실제로 정재훈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갔고 벤자민 역시도 미련없이 마운드를 내려오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6주 대체 선수가 팀 퍼스트의 마음가짐을 벌써 챙겼다. 벤자민도 “5회를 끝까지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처음 실전에서 던졌고 주 2회 던져야 하는 스케줄이라고 일요일 경기에 지장이 있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벤자민이 말한 주 2회등판의 대상은 한국에 머문 동안 ‘천적’이었던 LG 트윈스다. 벤자민은 3년 동안 LG를 상대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10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1.66으로 가장 좋은 상대전적을 보유했다. 올 시즌 첫 잠실 라이벌전이 열린다. 그 중심에 LG를 벌벌 떨게 할 벤자민이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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