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그만두려 했다" 다저스 남고 싶어 눈물까지 흘렸는데…대체 왜? 휴스턴 '우승 반지' 소중히 간직하고 있나

OSEN 제공
2026.05.08 07:21
LA 다저스는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불법 사인 훔치기를 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우승 트로피를 빼앗겼고, 다저스 선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는 당시 휴스턴의 우승 반지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2011년 휴스턴과 계약하며 야구를 그만두려던 자신에게 기회를 준 팀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 반지를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17년 토론토로 트레이드된 후 2024년 다저스에 합류하여 활약했으며, 다저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재계약했다.

[OSEN=이상학 객원기자] LA 다저스는 지난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불법 사인 훔치기를 일삼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우승 트로피를 억울하게 빼앗겼다. 벌써 9년 전 일이고, 다저스도 그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 3회를 달성했지만 여전히 휴스턴을 만날 때마다 불쾌한 기억이 떠오른다.

그런 다저스에서 2017년 휴스턴의 우승 반지를 갖고 있는 선수가 있다.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33)가 그 주인공으로 여전히 그때 반지를 소중하게 간직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포스트’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2017년 에르난데스는 휴스턴의 일원이었다. 그 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휴스턴에서 1경기만 뛰었지만 휴지통 두드리기와 사인 훔치기 스캔들로 얼룩진 반지를 받았다’며 ‘사인 훔치기 스캔들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분노했던 다저스에서 에르난데스가 가장 사랑받는 선수가 됐다는 사실이 다이아몬드가 박힌 그 반지의 기묘한 성격을 부각시킨다’고 전했다.

지난 2016년 휴스턴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에르난데스는 그해 41경기를 출장했고, 2017년에는 4월에 딱 1경기만 뛰고 마이너리그에 내려간 뒤 7월말 토론토로 트레이드됐다. 그 1경기도 7회 우익수 대수비로 나와 수비 중 2루수 호세 알투베와 충돌돼 부상으로 교체됐다.

한 타석도 들어서지 못하고 시즌 중 팀을 떠났지만 휴스턴은 에르난데스에게 우승 반지를 전달했다. 에르난데스는 “우승 반지를 얻은 방식이 최선은 아니었다. 그들이 했던 모든 일이 최선의 방식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사인 훔치기 문제를 에둘러 언급하면서도 우승 반지를 소중히 보관 중인 이유를 밝혔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에르난데스는 2011년 2월 휴스턴과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었다. 18세 나이에 계약금 2만 달러. 높은 평가를 받는 유망주가 아니었고, 그해 초 에르난데스는 가족들에게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 못하면 야구를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야구 선수로서의 꿈을 접을 생각까지 했지만 휴스턴이 그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손을 내밀었다.

에르난데스는 “내가 어릴 때 아무도 기회를 주지 않았는데 휴스턴이 기회를 줬다. 그들은 나를 믿어줬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믿어줬다”며 자신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알아봐준 휴스턴에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트레이드는 섭섭했던 모양. 휴스턴은 2017년 7월 트레이드 마감일에 토론토 좌완 투수 프란시스코 리리아노를 받는 조건으로 외야수 아오키 노리치카와 에르난데스를 보내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우승 도전을 위해 경험 많은 즉시 전력 투수를 데려오며 유망주 에르난데스를 보냈다. 에르난데스는 “당시에는 이해가 안 갔다. 하지만 이제 난 성장했고, 야구를 알게 됐으며 비즈니스적인 측면과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있다. 구단에선 더 좋은 기회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후회도 없고, 나쁜 감정도 없다”고 말했다.

트레이드 다음해인 2018년 6월 토론토 선수로 휴스턴을 찾았을 때 에르난데스의 섭섭한 마음도 눈녹듯이 내렸다. 짐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가 에르난데스를 위해 필드에서 우승 반지를 전달하며 환영식을 가졌다.

에르난데스는 “나를 위한 반지가 있다고 하길래 ‘오, 와우’라고 했다. 전혀 몰랐지만 ‘왜 안 되겠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날의 기분 좋은 서프라이즈를 떠올렸다. 2017년 휴스턴은 다저스의 우승을 강탈한 나쁜 팀이었지만 적어도 에르난데스에겐 그렇게 나쁜 팀이 아니었다. 우승 반지를 보면서 미국에 첫발을 내딛을 때를 떠올리며 초심을 찾고, 자부심도 느끼고 있다.

결과적으로 트레이드를 통해 에르난데스의 야구 인생도 활짝 폈다. 토론토에서 잠재력이 터지며 주전으로 자리잡은 에르난데스는 2021년 첫 올스타에 선정됐고, 35홈런 116타점으로 2년 연속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토론토에서 6년간 홈런 126개를 터뜨렸다.

2023년 시애틀 매리너스를 거쳐 2024년에는 다저스에 FA 계약으로 합류했다. 1년 2350만 달러로 그 중 850만 달러를 추후 지급받는 디퍼 계약을 한 에르난데스는 154경기 타율 2할7푼2리(589타수 160안타) 33홈런 99타점 OPS .840으로 활약하며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다. 찬스에 강한 결정력과 라틴 아메리카 선수들의 멘토 역할을 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가치를 한껏 높여 다시 FA가 됐지만 우승 퍼레이드 때 “다저스에 남고 싶다. 좋은 추억이 너무 많다. 여기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내일이라도 계약하고 싶다”며 눈물을 훔칠 만큼 팀에 애정을 드러냈다. 팬들과 약속대로 다저스에 남으며 3년 보장 6600만 달러에 FA 재계약했다. 그 중 2350만 달러를 계약 기간이 끝난 뒤 지급받기로 하면서 다저스에 대한 진심을 드러냈다. 지난해에도 25홈런을 터뜨리며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2연패에 기여한 에르난데스는 올 시즌 33경기 타율 2할3푼1리(121타수 28안타) 4홈런 17타점 OPS .667로 고전 중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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