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 승리를 지켜냈다. 그동안 아쉬운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이 하나 같이 활약하며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LG 트윈스는 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8-7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이날 선두 KT 위즈와 2위 삼성 라이온즈가 나란히 패하며 LG는 24승 16패를 기록, 삼성을 제치고 단독 2위로 재도약했다. 어느덧 KT와 승차도 0.5경기로 좁혔다.
쉽지 않아보이는 경기였다. 선발 요니 치리노스는 올 시즌 5경기에서 19⅔이닝 소화에 그치며 1승 3패, 평균자책점(ERA) 7.32로 부진에 빠져 있었다. 경기 전 염경엽(58) 감독은 "치리노스는 매일 잘 던져야 한다"며 씁쓸한 미소를 보였다.
선발 라인업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2군에서 올라온 내야수 문정빈이 곧장 1루수로 선발 기회를 얻었고 부진하던 이재원도 우익수로 출전했다.
염 감독은 경기 전 "(박)해민이도 관리를 좀 해줘야 한다. 허리가 계속 안 좋다. 뭉친 게 있다"며 "다 조금씩 안 좋은데 참고 뛰는 것이다. (오)지환이도 조금 안 좋다. 오스틴도 뻗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계속 지명타자를 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빈에 대해서도 이어 "좋다는 보고를 받고 계속 보고 있었다. 이제 (김)성진이에게 준 만큼 기회를 줄 것이다. 정빈이 차례가 온 것"이라며 "오자마자 스타팅을 나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내보내게 됐다. 또 왼손 투수니까 한 번 쳐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게 바람처럼 이뤄졌다. 치리노스는 5회까지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4회 한 점을 내줬지만 깔끔하게 5회까지 버텼다. 6회 안타를 맞은 뒤 투수 땅볼 때 송구 실책을 범한 뒤 최정에게 안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고 김진성에게 공을 넘겼는데 김재환의 희생플라이 때 1점을 더 내주며 실점이 늘었지만 경기 내용은 이전에 비하면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더구나 승리 요건을 안고 내려갔다는 게 의미가 있었다. 경기 초반부터 타선이 치리노스에게 힘을 보탰다. 2회 박동원의 안타에 이어 문정빈이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이재원까지 적시타를 날리며 2-0으로 앞서갔다.
4회엔 신민재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시작해 구본혁의 희생번트에 이어 홍창기가 좌전 안타로 주자를 불러들였다. 5회엔 박동원의 홈런까지 나왔다. 개막전 이후 침묵했던 대포가 34경기 만에 드디어 다시 재가동한 것이다.
8회초엔 1사 2,3루에서 오지환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7-3으로 승리가 눈앞에 다가온 듯했는데 8회말 장현식이 제구 난조로 1사 만루 위기를 맞더니 최지훈에게 동점 만루홈런을 맞고 경기는 순식간에 원점이 됐다.
그러나 9회말 철벽 마무리 조병현을 상대로 타선이 다시 한 점을 만들어냈다. 5회 대주자로 투입된 박해민이 좌전 안타, 신민재의 2루타까지 터져나오며 1사 2,3루 기회를 잡았고 대타 천성호와 홍창기가 연이어 볼넷을 얻어내 밀어내기로 결승점을 만들었다.
9회말엔 마무리로 변신한 손주영을 불러올렸고 수비 실책 등으로 무사 1,2루에 몰렸지만 이 후 세 타자를 깔끔히 처리해 극적인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 후 염 감독은 "만루홈런을 맞으면서 전체적으로 어려운 경기였는데 박해민과 신민재가 중요한 상황에서 찬스를 만들어주면서 넘어간 흐름을 다시 우리쪽으로 가져올 수 있었고 홍창기가 결승타점을 올리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투수 쪽에서는 김진성, 우강훈, 배재준이 자기 역할을 해줬고 정말 터프한 상황이었는데 손주영이 팀을 구하는 세이브를 해준 걸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부진했던 선수들의 활약이 반가웠다. 홍창기가 3타수 1안타 3볼넷 4출루하며 3타점을 올렸고 오지환도 짜릿한 2타점 안타를 날렸다. 박동원은 드디어 홈런포를 때려내며 3안타 경기를, 이재원도 2안타 1타점, 박해민과 신민재도 경기 막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콜업된 문정빈도 1안타 3볼넷 4출루 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앞서 홍창기는 타율 0.195, 신민재는 0.198, 박동원은 0.210, 오지환은 0.252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었다. 그동안 사령탑을 근심하게 만들었던 베테랑들의 동반 활약이 큰 의미가 있었다.
염 감독은 "박동원이 홈런 포함 3안타 2타점으로 전체적인 타선을 이끌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리를 만들어낸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며 "원정임에도 많은 팬분들이 오셔서 응원해주신 덕분에 어려운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