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허슬두'의 추억이 남아 있는 걸까. KT 위즈 허경민(36)이 친정팀을 상대로 공수주에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6-0으로 완승했다. KT는 경기가 우천 취소된 선두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를 0.5게임으로 좁힌 반면, 두산은 4연패 수렁에 빠지며 공동 6위에서 7위로 추락했다.
2024시즌을 마치고 FA(프리 에이전트)로 16년간 몸담았던 두산을 떠나 KT로 이적한 허경민은 이날 5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공격에선 2루타 2개에 2타점을 올리고 잇단 호수비와 함께 주루에서도 과감한 홈 쇄도로 선제 득점하는 등 팀 승리에 앞장섰다.
허경민은 1회말 수비에서 상대 1, 2번 타자 박찬호와 박지훈의 3루 베이스쪽 강한 땅볼을 연거푸 넘어지면서 잡아낸 뒤 1루로 정확히 송구해 아웃시켰다. 이어 타석에서는 4회초 2사 후 상대 선발 최민석으로부터 좌익수 뒤 펜스에 맞는 2루타를 때려 찬스를 만들었다. 후속 김상수의 좌전 안타 때는 2루에서 홈까지 내달려 세이프됐다. 두산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KT는 5회초 2사 후 최원준이 볼카운트 1-0에서 최민석의 2구째 한가운데 슬라이더(시속 131㎞)를 때려 우중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비거리 130m의 시즌 2호 홈런이었다.
허경민은 6회초 무사 1, 2루에서는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날려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때 상대 우익수 카메론이 공을 더듬자 3루까지 내달려 추가 득점 기회를 이었다. 곧이어 김상수의 중전 안타가 터져 스코어는 5-0으로 벌어졌다.
최원준은 9회초에도 구원 투수 이용찬을 상대로 우월 솔로 아치를 그려 2016년 데뷔 후 처음으로 멀티 홈런의 기쁨을 맛봤다.
KT 선발 보쉴리는 5회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벌이며 7이닝을 단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시즌 6승(3패)째를 따내며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두산은 0-2로 뒤진 5회말 김민석의 우전 안타로 첫 출루에 성공했으나 정수빈의 잘 맞은 직선타가 상대 1루수 김현수의 미트에 빨려 들어가 추격 기회를 놓쳤다.
지난 등판 직후 평균자책점(ERA) 1위에 올랐던 최민석은 5이닝 8피안타(1홈런) 6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시즌 9경기 만에 첫 패(4승)를 당했다. 이날 규정이닝을 다시 채웠으나 평균자책점은 2.17에서 2.84로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