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북중미월드컵 개막이 가까워질수록 한국 축구를 향한 해외 시선도 점점 더 냉정해지고 있다. 이번에는 ESPN이 손흥민 의존도를 정면으로 언급했다. 손흥민이 여전히 대표팀의 중심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제는 그 혼자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시점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었다.
ESPN은 29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은 원맨팀인가? 북중미월드컵에서 손흥민을 도와줄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으로 한국 대표팀을 조명했다. ESPN은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이후 한국 축구가 계속 흔들리고 있다고 바라봤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 실패부터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둘러싼 비판까지 이어지면서 대표팀 분위기 자체가 무거워졌다는 설명이었다. 결국 이런 흐름을 뒤집을 방법은 월드컵 성적뿐이고, 그 중심에는 여전히 손흥민이 있다는 것이다.
손흥민은 이미 한국 축구 역사에서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2010년 성인 대표팀 데뷔 이후 박지성과 기성용의 뒤를 이어 주장 완장을 찼고, 어느새 A매치 142경기를 뛰며 최다 출전 기록까지 새로 썼다. 최근 LAFC에서 리그 무득점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표팀 안에서 손흥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ESPN 역시 “손흥민은 지금도 단 한 번의 플레이로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ESPN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한국이 이번 월드컵에서 원하는 단계까지 올라가기 위해서는 손흥민 혼자만으로는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결국 핵심은 손흥민 옆에서 부담을 나눠줄 선수가 나오느냐는 의미다.
가장 먼저 언급된 이름은 역시 이강인이었다. ESPN은 “이강인은 오랫동안 손흥민 뒤를 이을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받아왔다”면서도 아직 완전히 잠재력을 폭발시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PSG에서 꾸준히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어느새 20대 중반에 접어든 만큼 더 이상 단순한 유망주라는 표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시점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배준호와 양현준, 오현규 같은 젊은 공격 자원들도 함께 거론됐다. 다만 월드컵처럼 압박감이 큰 무대에서 스스로 흐름을 바꿔본 경험은 아직 부족하다고 바라봤다. 조규성 역시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최근 미트윌란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함께 언급됐다.
결국 ESPN이 던진 질문은 단순히 이번 대회만을 향하지 않았다. 진짜 고민은 손흥민 이후의 한국 축구라는 의미였다. ESPN은 “어쩌면 중요한 건 손흥민을 도와줄 선수가 누구인가가 아닐 수도 있다”며 “이번 대회가 끝난 뒤 한국은 손흥민 없는 시대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동시에 ESPN은 이번 월드컵만큼은 결국 손흥민의 힘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누군가는 손흥민의 부담을 덜어줘야 하고, 또 누군가는 손흥민이 만들어내는 흐름 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북중미월드컵은 단순히 성적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축구가 다음 세대로 넘어갈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