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축구협회(DFB)는 위르겐 클롭 감독 선임에 얼마나 진심인 것일까. 아직 계약이 완료되지도 않았는데, DFB가 먼저 클롭 감독과 협상 사실을 공개했다.
로이터통신은 12일(한국시간) "DFB가 지난 주말 미국 뉴욕에서 클롭 감독과 첫 논의를 마쳤으며, 클롭 감독이 독일 축구대표팀을 맡는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DFB 고위 관계자들은 현재 뉴욕에 머물고 있다. 독일 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클롭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서다. 현재 세계적인 기업 레드불의 글로벌 축구 책임자인 클롭 감독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기간 독일 마젠타TV 해설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DFB는 클롭 감독과 만남을 이어가며 독일 대표팀 사령탑 부임과 관련한 세부 조건을 조율할 예정이다.
흥미로운 점은 DFB가 아직 계약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 사실을 먼저 공개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계약 성사에 대한 자신감까지 드러냈다.
DFB는 공식 성명을 통해 "베른트 노이엔도르프 DFB 회장과 한스-요아힘 바츠케 부회장이 전날 뉴욕에서 클롭 감독과 독일 대표팀 사령탑 부임 가능성에 대해 심도 있는 첫 논의를 가졌다"며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잠재적 계약의 핵심 조건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주에도 대화는 계속될 것"이라며 "양측은 클롭의 현 고용주인 레드불과 합의를 전제로, 협상이 궁극적으로 성공적으로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공식 발표가 난 것은 아니다. 당연히 변수도 남아 있다. 클롭 감독이 속해 있는 레드불과 합의가 필요하고, DFB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최종 승인도 받아야 한다.
그런데도 DFB가 협상 과정과 자신감을 직접 밝힌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볼 수 있다. 독일 축구가 클롭 감독을 얼마나 원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만큼 독일 축구는 변화와 부활이 절실한 시점이다.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이끌던 독일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32강에서 조기 탈락하는 충격적인 결과를 맞았다. 과정도 좋지 않았다. 독일은 2승1패로 E조 1위에 올라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2차전부터 종료 직전에 터진 결승골 덕분에 간신히 코트디부아르를 잡아냈다. 3차전에서는 에콰도르에 패했다.
결국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한 독일은 32강에서 파라과이를 만나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네 차례 월드컵 정상에 올랐던 전통의 강호가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독일의 월드컵 부진은 꽤 오랫동안 이어졌다. 독일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정상에 올랐지만, 이후 흐름이 급격히 꺾였다.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연속으로 조별리그 탈락을 당했다. 특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한국에 0-2로 패했다. 당시 손흥민(LAFC)에게 쐐기골을 허용하며 큰 충격을 안겼다.
이번 대회에서 독일은 12년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하지만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곧바로 탈락하며 또다시 일찍 짐을 쌌다. 나겔스만 감독도 월드컵 탈락 이후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그는 당초 2028년까지 독일 대표팀을 이끌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DFB는 결국 변화를 택했다.
DFB는 나겔스만 감독과 결별한 뒤 클롭 감독에게 집중했다. 로이터는 "앞서 DFB는 파라과이와 32강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고 물러난 나겔스만 감독의 후임으로 클롭 감독을 1순위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후 DFB는 빠르게 움직여 클롭 감독과 직접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일부 해외 소식에 따르면 DFB와 클롭 감독은 다음 월드컵이 열리는 2030년까지 계약을 맺을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축구의 장기 재건 프로젝트 핵심으로 클롭 감독을 내세우려는 분위기다.
독일 국적의 클롭 감독은 세계적인 명장으로 꼽힌다.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이끌며 리그와 컵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2015년부터는 잉글랜드 리버풀을 맡아 명가 부활에 성공했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에서 9년을 보내는 동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상에 올랐다. 로이터는 "클롭 감독은 독일 팬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