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녹아내린 유럽 산업 공급망…中, 에어컨·물류 등 진출기회

폭염에 녹아내린 유럽 산업 공급망…中, 에어컨·물류 등 진출기회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7.1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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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뉴스1)  = 프랑스 일부 지역 낮 최고기온이 43도를 웃도는 등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식수대 물안개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프랑스 기상청 메테오프랑스는 이날 전국 49개 데파르트망에 폭염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2026.6.2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파리=뉴스1) 이준성 특파원
(파리=뉴스1) = 프랑스 일부 지역 낮 최고기온이 43도를 웃도는 등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식수대 물안개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프랑스 기상청 메테오프랑스는 이날 전국 49개 데파르트망에 폭염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2026.6.2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파리=뉴스1) 이준성 특파원

유럽의 기록적 폭염이 중국 기업들의 현지 산업 공급망 진출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중국 내부에서 나온다.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은 폭염이 유럽의 공장 가동과 전력 공급, 물류에 연쇄적 충격을 주면서 유럽에서 중국 기업들의 관련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전력·생산·물류 등 공급망 위기

독일의 한 기술기업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 디이차이징에 "폭염이 독일의 생산과 운영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쳤으며 손실 규모가 수십억 유로에 달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폭염으로 질병에 걸리는 사람이 늘면서 여러 생산 단계에서 노동력 부족이 발생했다"며 "일부 설비는 기온이 지나치게 높아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하고 부품이나 완제품을 제때 운송하지 못하는 문제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일부 지역에서는 변전소가 과열로 가동을 중단했고 전력망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산업용 전력 공급이 강제로 제한됐다. 냉각수 부족은 화학설비 가동을 가로막는 최대 난제로 꼽혔다. 폭염으로 하천 수온이 상승하고 냉각수 공급이 제한되면서 다수의 공장이 생산량을 줄이거나 아예 가동을 중단해야 했다.

이와 관련,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가 독일 루트비히스하펜에서 운영하는 공장은 라인강 수위 하락으로 냉각용수 취수가 제한되면서 생산 조정에 들어갔다. 폴리우레탄의 핵심 원료인 TDI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리구이핑 닝보대 경영대 교수는 "폭염이 물류와 운송 단계에도 큰 충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고온으로 노후 차량의 고장률이 크게 높아졌고 라인강 등 주요 상업 수로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바지선이 적재량을 대폭 줄여 운항한 결과 운송비가 급등했단 것. 기업들은 공급망 단절을 막기 위해 설비 냉각과 기반시설 보수에 추가 비용을 투입하고 있으며 이는 공급망 전체의 종합 운영비용을 더 끌어올린다.

공급망의 구조적 훼손은 결국 거시경제적 비용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글로벌 무역신용보험사이자 경제·산업 리스크 분석기관인 알리안츠트레이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6~2030년 유럽의 극한 폭염이 지속될 경우 주요 경제국의 GDP가 5~7%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프랑스 중동부 리옹의 한 거리에서 남성이 24일(현지시간) 선풍기를 들고 걷고 있다. 2026.6.24 ⓒ AFP=뉴스1
프랑스 중동부 리옹의 한 거리에서 남성이 24일(현지시간) 선풍기를 들고 걷고 있다. 2026.6.24 ⓒ AFP=뉴스1

냉방솔루션·재생에너지 장비 등 중국산 확대

디이차이징은 이 같은 유럽 공급망 충격이 중국 기업들의 현지 진출 확대로 연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가전기업 메이디그룹은 에어컨을 넘어 냉방 솔루션 자체를 유럽 산업 기반시설에 깊숙이 침투시키고 있는 대표적 기업으로 꼽혔다. 메이디는 유럽에서 대형 건물을 대상으로 한 에너지 절감형 리모델링과 종합 냉난방공조 시스템 공급, 산업단지 전용 온도관리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메이디 관계자는 "산업 시설, 건축물 부대시설, 물류 기반시설 등 분야를 막론하고 냉방과 온도관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염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 탓에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유럽의 중국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다는게 중국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난 달 독일 뮌헨에서 열린 스마트에너지 전시회에서 중국과 유럽 기업 간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 분야 계약이 급증했다. 태양광 모듈 주문은 2.65GW를 넘었고 에너지저장장치 주문은 87.74GWh에 달했다. 리구이핑 닝보대 경영대 교수는 "중국의 태양광과 에너지저장 설비가 단순한 최종 소비재에 머물지 않고 유럽의 기초 에너지 인프라 공급망에 깊이 편입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물류기업의 유럽 침투도 가속화된다. 차이냐오는 유럽 내 28개 해외 물류창고의 공간을 추가 개방하고 국경 간 특송 운송능력을 긴급 확대했다. 징둥은 유럽 현지에서 에어컨 배송 인력을 대폭 늘려 최종 배송 단계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

징둥의 유럽 전자상거래 플랫폼 관계자는 "올해 여름이 시작되기 전부터 유럽에 일시적인 폭염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이동식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제품 재고를 미리 늘리는 한편 더 많은 상품을 유럽 각국의 현지 물류창고에 전진 배치했다"고 말했다. 유럽 현지에 구축한 창고와 배송망을 통해 소비자가 플랫폼을 통해 주문하면 이르면 다음 날 상품을 받을 수 있단 게 징둥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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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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