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했던 것보다 컨트롤이 훨씬 더 좋았다. 확실히 야구를 알고 던지는 좋은 투수더라."
KBO 리그에서만 무려 23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베테랑 포수' 강민호(41)도 메이저리그(MLB) 출신의 새로운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30)의 완벽한 투구에 혀를 내둘렀다.
삼성은 1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5-0 완승을 거두며 3연승을 질주, 선두 자리를 더욱 굳건히 지켰다.
이날 승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새 외인 선발' 페덱이었다. 페덱은 6이닝 동안 단 1개의 피안타와 1개의 볼넷만을 허용하고 7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는 압도적인 무실점 투구로 첫 승을 신고했다. 85개의 공을 던진 페덱의 최고 구속은 시속 152km가 찍혔다. 커브, 투심, 커터, 포크볼,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로 삼진을 무려 7개나 잡아낸 것이다.
이날 선발 포수로 페덱의 공을 직접 받은 '안방마님' 강민호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했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강민호는 페덱과의 첫 호흡에 대해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강민호는 페덱의 영리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활용 능력에 감탄했다. 강민호는 "페덱이 ABS를 다룰 줄 안다. 구석구석에 공을 던질 줄 아는 모습을 보며 '역시 좋은 투수구나'라고 생각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수많은 외국인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온 베테랑 포수의 눈에도 페덱은 손에 꼽힐 만한 수준이었다. 강민호는 "한 경기만 했을 뿐이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준 것 같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날 페덱의 주무기는 커터와 체인지업이었다. 강민호는 "그 두 구종을 페덱이 원하는 곳에 정확히 던지더라. 이 공들만 던져도 충분히 상대 타자들을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그렇게 리드했고 본인도 잘 따라와 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타자, 좌타자 가릴 것 없이 결정구로 들어간 체인지업의 무브먼트와 타이밍 싸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공이 단순히 던져서 볼이 되는 게 아니라, 다 알고 던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야구를 정말 알고 하는 투수"라는 평가를 내린 강민호다.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었다. 이날 경기 전 페덱은 강민호에게 다가와 "리그에서 많이 뛰셨으니, 오늘은 믿고 가고 싶다"며 전적으로 리드를 맡겼다고 한다. 강민호는 "덕분에 리드하기가 참 편했고, 공이 워낙 좋아서 받는 입장에서도 편했다"고 말했다.
주자가 나갔을 때의 대처 능력도 뛰어났다. 페덱은 1루에 주자가 나가자 엄청나게 빠른 퀵모션으로 도루 허용도 하지 않았다. 강민호는 "페덱이 주자가 나가면 퀵모션 종류가 세 가지나 된다고 하더라. 주자가 빠른지 느린지만 손가락으로 표시해 주면 자기가 알아서 타이밍 싸움을 하겠다고 하더라"며 든든해했다.
처음에는 메이저리그 경력만 보고 강력한 구위로만 찍어누르는 투수인 줄 알았지만, 직접 받아보니 완벽한 제구를 갖춘 '기교파'의 면모까지 갖춘 팔색조였다. 강민호는 마지막으로 "구위도 좋지만 강약 조절을 정말 잘하고, KBO 리그에서 성공하기 좋은 변화구로 카운트도 잘 잡는다"라며 페덱의 KBO리그 연착륙을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