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남'으로 뜬 26세 럭비 선수, 예능 출연엔 이유 있었다 "스타가 없다면 저라도 알려야죠" [인터뷰]

김동윤 기자
2026.08.18 12:11
양지융 선수는 럭비를 알리기 위해 TV 예능 프로그램과 개인 유튜브 채널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럭비의 노사이드 정신과 스포츠맨십을 강조하며 부상 위험에 대한 우려에도 규칙을 지키면 안전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양지융은 럭비를 접할 기회가 많아진 만큼 더 많은 사람이 직접 럭비를 체험해 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OK 읏맨 럭비단 양지융이 15일 인천광역시 서구 청라동에 위치한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제3회 OK 읏맨 럭비 아카데미'에서 스타뉴스와 만났다. /사진=OK 읏맨 럭비단 제공

TV 예능에서 '메기남'으로 주목받은 양지융(26·OK 읏맨 럭비단)이 정말 알리고 싶은 건 자신의 이름보다 '럭비'다.

양지융은 최근 TV 예능 프로그램 '누난 내게 여자야'에 메기남으로 투입돼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 예능 '최강럭비: 죽거나, 승리하거나'에도 출연했고 개인 유튜브 채널까지 운영하고 있다. 현역 럭비 선수가 굳이 경기장 밖으로 활동 반경을 넓힌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양지융은 최근 인천광역시 서구 청라동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제3회 OK 읏맨 럭비 아카데미'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아직 럭비에는 제대로 된 스타라고 할 만한 사람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럭비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라 나라도 조금씩 알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그래서 방송 출연 제의도 마다하지 않는다. 개인 유튜브를 운영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양지융은 "기회가 오면 방송에도 나가려고 한다"고 했다. 누군가 자신을 통해 생소했던 럭비라는 종목을 한 번이라도 검색하고, 경기 영상을 찾아본다면 그것만으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다.

양지융에게는 더욱 절실한 이유가 있다. 자신부터 럭비를 접할 기회가 흔치 않았던 세대였기 때문이다. 그는 부모님 지인의 자녀들이 럭비를 한 덕분에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자연스럽게 공을 잡았다. 지금처럼 OTT 예능이나 SNS를 통해 종목을 접할 통로도 거의 없었다.

그렇게 시작한 럭비는 어느덧 10년 넘게 이어진 삶이 됐다. 일산동중-백신고-연세대를 거쳐 실업팀까지 왔고 호주에서도 1년간 클럽 럭비를 경험했다.

OK 읏맨 럭비단 양지융(가운데 검은 옷)이 15일 인천광역시 서구 청라동에 위치한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제3회 OK 읏맨 럭비 아카데미'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OK 읏맨 럭비단 제공

오랫동안 공을 놓지 못한 이유를 묻자 양지융은 '노사이드(No-Side) 정신'을 이야기했다. 그는 "럭비는 경기 안에서는 정말 거침없이 부딪힌다. 그렇게 치열하게 싸워도 경기가 끝나면 악수하고 포옹한다. 전 세계 럭비 선수들에게 그런 문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에서 그 매력을 더욱 크게 느꼈다. 경기장에서는 온몸으로 맞붙었던 상대와 종료 후에는 함께 어울리며 친구가 됐다. 양지융은 "그런 스포츠맨십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종목이 럭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 OK 읏맨 럭비 아카데미도 양지융에게 남다르다. 그가 어렸을 때는 전국의 또래 선수들이 한곳에 모여 현역 실업선수에게 직접 기술을 배우는 기회가 없었다.

양지융은 "제가 어렸을 때 이런 아카데미가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 이런 기회가 있었다면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그때 느꼈던 아쉬움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을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 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카데미에 참가한 이유다. 한국 럭비의 현실이 녹록지만은 않다. 양지융 역시 실업팀 숫자가 많지 않고 대학을 졸업해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인기 프로스포츠와 비교하면 수입을 비롯한 현실적인 고민도 피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남은 이유가 무엇일까. 럭비를 시작하는 데 있어 학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상 문제에도 차분하게 답변했다. 양지융은 "나는 럭비를 진짜 사랑하고 너무 재미있어서 하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라며 "럭비가 부상이 발생할 수 있는 스포츠인 건 맞다. 하지만 정확한 룰이 있고 그 규칙 안에서 경기를 한다면 사람들이 보는 것만큼 무조건 위험한 스포츠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OK 읏맨 럭비단 양지융이 15일 인천광역시 서구 청라동에 위치한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제3회 OK 읏맨 럭비 아카데미'에서 스타뉴스와 만났다. /사진=OK 읏맨 럭비단 제공

이어 "보호장비가 많지 않은 대신 선수들이 안전을 위해 지켜야 하는 규칙들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그래서 외부에서 보이는 이미지에 비해 생각만큼 부상이 많은 스포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양지융은 최근 변화에서 희망을 본다. OTT 콘텐츠를 통해 럭비 선수를 처음 알게 되는 학생이 생기고, 태그럭비와 일반인 클럽을 통해 엘리트 선수가 아니어도 럭비공을 잡을 기회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체육이 많이 분리돼 있었다면 태그럭비를 통해 그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그 벽이 완전히 없어져 일본이나 미국처럼 스포츠가 생활 속에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그중 하나가 럭비였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TV 속 '메기남'에서 시작해도 상관없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발견해도 좋다. 그는 결국 사람들이 럭비를 한 번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양지융은 "분명히 내가 시작했을 때보단 환경이 많이 좋아졌고 지금도 서울 망원 한강공원 같은 곳에선 여성분들도 태그 럭비가 아닌 정식 럭비도 많이 한다. 그만큼 예전보다 럭비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고 웃었다.

이어 "럭비를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많아도 한 번 해보면 계속하는 사람은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직접 몸으로 럭비를 체험해 보셨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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