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런 활약을 예상했을까. 김민준(20·SSG 랜더스)이 KBO리그의 새로운 역사에 근접하고 있다. 나아가 적수가 없을 것 같이 보였던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김민준은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82구를 던져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지난달 23일 롯데 자이언츠전(6이닝 무실점 승)을 시작으로 29일 두산 베어스전(6이닝 2실점 승), 지난 4일 LG 트윈스전(6이닝 2실점 노디시전), 12일 롯데 자이언츠전(6이닝 1실점 승)에 이어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했다.
고졸 신인의 5경기 연속 QS는 역대 2위 기록이다. 2002년 SK 와이번스(SSG 전신) 제춘모를 비롯해 1998년 현대 유니콘스 김수경과 어깨를 나란히 한 동시에 이 부문 1위인 주형광(전 롯데·6경기 연속)의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1회부터 타격 1위 구자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삼자범퇴를 기록한 김민준은 2회도 깔끔히 막아냈다. 3회 선두 타자 강민호와 전병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으나 이재현과 김지찬에게 몸쪽 직구를 뿌려 우익수 뜬공, 1루수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박승규에게 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으나 다시 한 번 구자욱을 만나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 위기를 지웠다.
4회 최형우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르윈 디아즈를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류지혁에겐 병살타를 유도해 이닝을 마친 김민준은 5회 1사 1,2루에서도 김지찬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한 뒤 2사 2,3루에서 박승규를 좌익수 뜬공을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6회에도 등판한 김민준은 선두 타자 구자욱을 우전 안타로 내보냈으나 이번엔 최형우에게 몸쪽 낮은 직구를 뿌려 병살타를 유도해 주자를 지웠고 디아즈를 유격수 팝플라이로 잡아냈다.
투구수가 82구에 불과했지만 오는 23일 KT 위즈전 등판도 예정돼 있어 7회부터는 전영준에게 공을 넘겼다.
대구고 출신 김민준은 지난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스타뉴스가 주관·주최하는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쟁쟁한 후보군을 제치고 대상을 차지했다. "1군에서도 즉시전력감으로 활약할 수 있는 재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 1라운드 5순위로 SSG의 지명을 받은 김민준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발 한 자리를 낙점 받았지만 시즌 전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지난 6월에야 1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11경기에서 55⅔이닝을 소화하며 5승 2패, 평균자책점(ERA) 3.56으로 토종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QS 6회를 기록하며 당당히 팀 내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앞서 이숭용 감독은 "보너스라고 생각했던 친구가 진가를 보여준 상황이다. 과거 KT 단장 때 소형준이 입단 했을 때의 모습이 지금 민준이에게 보인다. 내년 시즌엔 더 좋아질 것"이라고 감탄했는데 이날도 그 기대에 부응했다.
신인상 부문에서 한화 이글스 포수 허인서가 이미 이름 두 자를 넣어놓은 형국이지만 김민준이 유일한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뒤늦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팀을 대표하는 투수로 거듭나고 있고 3점 중반대 ERA로 신인 투수 가운데선 가장 압도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최대 8차례 정도 선발 등판이 예상되는 가운데 몇 승을 더 챙길 수 있을지, ERA를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에 따라 신인상 경쟁에도 균열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