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제약사 담은 해외 큰손들…유한·종근당 투자포인트는

전통제약사 담은 해외 큰손들…유한·종근당 투자포인트는

정기종 기자
2026.08.19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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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유한양행 6.50%·코페르닉, 종근당 8.38%…올해 들어 나란히 지분 늘려
전통제약사 특유 안정적 본업에 신약 성장성 공통분모…투자 성격 측면은 차이

국내 전통제약사가 해외 대형 자산운용사의 투자처로 재조명되고 있다. 임상과 기술이전 잠재력이 큰 바이오기업보다 위험 부담은 낮추면서 신약 성과에 따른 추가 성장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미국계 자산운용사 코페르닉 글로벌 인베스터스는 올해 들어 각각 유한양행(79,600원 ▼4,100 -4.9%)종근당(66,700원 ▼1,600 -2.34%) 지분을 확대했다. 성장 잠재력이 큰 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부각돼온 해외 투자가 전통제약사로도 이어진 점이 눈에 띈다.

최근 해외 자금이 유입된 국내 제약·바이오 섹터에는 신약 성과가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블랙록은 지난 3월 HLB 지분 5.01%를 처음 공시한 뒤 이달 7.15%까지 높였고 알테오젠 지분도 이달 5.03% 보유했다고 신규 공시했다. 올릭스는 지난 6월 로레알그룹 벤처펀드 BOLD와 미국 와이스 애셋 매니지먼트로부터 약 1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런 가운데 블랙록은 지난 6월 유한양행 지분 5.07%를 보유했다고 공시한 데 이어 이달 6.50%까지 높였다. 보유 주식은 403만9000주에서 478만5000주로 74만6000주 늘었다. 코페르닉은 종근당 지분을 지난해 말 5.02%에서 올해 1월 말 6.05%, 6월 초 7.21%, 같은 달 말 8.38%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전통제약사는 안정적인 실적에 비해 성장 기대가 낮아 바이오기업보다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유한양행과 종근당은 기존 의약품 사업이 실적을 뒷받침하는 가운데 신약 성과가 추가 성장동력으로 더해질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정 후보물질의 임상이나 허가 결과에 기업가치가 크게 좌우되는 바이오기업과 구별되는 지점이다.

다만 두 회사를 향한 투자 논리는 다르다. 유한양행은 국산 폐암 신약 '렉라자'의 글로벌 판매 확대에 따른 마일스톤과 로열티 수입이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기존 의약품 사업에서 매출을 내면서 연구개발 성과가 추가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다만 블랙록이 ETF와 인덱스 자금을 대규모로 운용하는 만큼 지분 확대를 렉라자의 성장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판단으로 직접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지수 추종 등에 따른 기계적 매수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

전통제약사의 가치 재평가 가능성을 비교적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종근당이다. 코페르닉은 본질가치보다 저평가된 자산을 선별해 장기 투자하는 가치투자 성향의 운용사로 알려졌다. 종근당 지분을 지난해 말 5%대에서 최근 8.38%까지 단계적으로 늘렸다는 점에서 본업과 연구개발 자산에 대한 투자 판단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종근당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4배 수준으로 40배가 넘는 코스피 제약업종 평균을 크게 밑돈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도 각각 40배, 30배 이상으로 종근당보다 높다. 물론, PER에는 이익 성장 전망과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시장 기대가 반영된다. 코스피 제약업종 평균도 성장 기대가 높은 바이오기업이나 이익 규모가 작은 기업의 영향으로 높아질 수 있어 PER 격차를 모두 저평가로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종근당이 본업에서 꾸준히 이익을 내면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은 92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영업이익은 375억원으로 7.1% 늘었다.

종근당은 2023년 희귀질환 치료제로 개발하던 HDAC6 억제제 'CKD-510'을 노바티스에 기술수출했다. 현재 노바티스 주도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이 밖에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 경구용 비만·당뇨병 치료제 'CKD-514',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CKD-513'과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등을 개발하고 있다. 후속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전이나 추가 기술수출이 현실화하면 시장의 평가 격차를 좁힐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사는 신약 포트폴리오를 확충하는 동시에 해외 기업설명회(NDR)와 투자자 미팅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와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개별 투자자의 투자 배경을 회사가 구체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이 국내 제약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신약 후보 고도화는 물론 연구개발 자회사 설립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 노력도 병행 중"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싱가포르와 홍콩, 미국에서 해외 NDR을 진행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NDR을 진행했다.특히 올해 2분기부터는 기존 국문 위주의 IR 자료를 처음으로 영문·중문·일문까지 제공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기존에 참석했던 투자자들에게 실적 등에 대한 자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며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증가하는 해외 투자자 수요에 발맞춰 지속적으로 해외 NDR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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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정기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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