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이강인(25,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다시 한번 상대의 견제를 이겨내지 못했다. 압박 속에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며 또 한 번 조기 교체됐다.
아틀레티코는 14일(한국시간)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에 위치한 레알레 아레나에서 열린 2026-2027시즌 라리가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레알 소시에다드를 3-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아틀레티코는 승점 10(3승 1무 1패)으로 리그 4위가 됐다. 공식전 3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면서 아틀레틱 클루브전 0-3 패배, 리버풀전 1-2 역전패의 아픔을 씻어내는 데 성공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이끄는 아틀레티코는 3-4-2-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아데몰라 루크먼, 알렉스 바에나-이강인, 알레한드로 그리말도-모르텐 히울만-마르코스 요렌테-줄리아노 시메오네, 다비드 한츠코-크리스티안 로메로-마르크 푸빌, 얀 오블락이 선발 명단을 꾸렸다.
양 팀은 초반부터 거친 몸싸움도 불사하며 주도권 싸움을 펼쳤다. 이강인이 경기의 포문을 열었다. 전반 5분 우측에서 공을 잡은 그는 돌아 뛰는 요렌테를 이용해 중앙으로 꺾어 들어갔다. 이후 왼발로 가까운 골문 쪽을 겨낭했지만, 골문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이강인의 어시스트가 아쉽게 무산됐다. 전반 24분 이강인은 수비 뒷공간으로 예리한 왼발 크로스를 감아 올렸다. 쉽지 않은 자세에서도 히울만에게 공을 정확히 연결했지만, 히울만의 헤더가 골대 옆으로 빠져나가고 말았다.
하지만 아틀레티코는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고, 소시에다드에 주도권을 넘겨줬다. 팀 전체가 소시에다드의 압박을 풀어내지 못하며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자 시메오네 감독은 후반 14분 이강인과 바에나, 요렌테를 한꺼번에 불러들이고 조너선 데이비드, 조니 카르도주, 코케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결과적으로는 시메오네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이후로도 쭉 고전하던 아틀레티코는 후반 37분 행운의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그리말도가 마무리하며 앞서 나갔다. 여기에 후반 45분 데이비드, 추가시간 5분 줄리아노의 연속골까지 나오면서 다소 기묘한 대승을 완성했다.
이강인으로선 다시 한번 숙제를 받아든 경기였다. 그는 이번 여름 아틀레티코로 이적한 뒤 아직 한 번도 90분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말라가와 데뷔전에선 후반 교체 투입으로 33분을 뛰었고, 이후 비야레알전(66분)과 세비야전(72분), 아틀레틱 클루브전(59분), 리버풀전(59분) 모두 동료들보다 먼저 경기를 마쳤다.
세비야와 경기 정도를 제외하면 조기 교체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 앞서 스페인 현지에서도 이강인의 몸 상태 때문에 계속 교체되는 건지 질문이 나왔다.
시메오네 감독의 대답은 단순명료했다. 그는 "선수들을 교체하는 건 그들이 모든 걸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경기 막판 더 좋은 몸 상태를 갖춘 동료가 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며 "특별한 문제는 없다. 우리는 이강인이 계속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바란다. 이강인도 더 발전해야 한다. 팀에는 그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결국엔 이강인이 더 안정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뜻이다. 스페인 '마르카' 역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아틀레티코가 아직 덜 완성된 팀이라고 평가하며 "이강인은 아직 한 시간 이상 자신의 재능을 유지할 상태가 아니다"라고 짚었다.
실제로 이강인은 말라가전 데뷔골과 세비야전 어시스트로 주목받았지만, 이후로는 상대 팀의 집중 견제에 가로막히고 있다. 경기 초반엔 존재감을 보여주다가 갈수록 강해지는 압박에 조금씩 지워지는 패턴이다. 이번 경기 벤치에 앉은 이강인의 얼굴에도 답답함이 가득했다.
물론 아틀레티코는 팀 전체가 성장통을 겪으며 흔들리고 있다. 핵심 미드필더 파블로 바리오스까지 부상으로 빠지면서 애를 먹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강인에게만 책임을 물어선 안 되지만, 이강인의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기대감이 크기에 더더욱 그렇다.
일단 이강인은 여전히 시메오네 감독에게 주전급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도 날카로운 왼발 킥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제 필요한 건 동료들과 호흡을 더 가다듬든 개인적으로 알을 깨든 압박을 풀어내고, 자기 장점을 더 보여주는 일이다. 시메오네 감독과 이강인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인 셈.
이적 후 6경기 중 5경기에 선발 출전 중인 이강인. 이제는 추가 실적이 필요한 타이밍이다. 아직은 벤치로 밀려날 때도 절대 아니지만, 여기서 치고나가지 못하면 신뢰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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