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특정 선수' 위주로 안 했다" 박지수·박지현 공백에도 中·日 꺾은 여자농구 비결 [나고야 현장]

나고야(일본)=김명석 기자
2026.09.27 12:06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75-70으로 꺾고 12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했다. 박지수와 박지현 등 핵심 선수들의 공백 속에서도 대표팀은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원팀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중국과 일본을 차례로 제압했다. 박수호 감독과 주장 강이슬은 모든 선수가 책임감을 가지고 빈자리를 메운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금메달을 따낸 농구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26일 일본 나고야 IG아레나에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금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후 금메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09.26. /사진=강영조 cameratalks@
금메달을 따낸 농구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26일 일본 나고야 IG아레나에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금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후 박수호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2026.09.26. 금메달을 따낸 농구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26일 일본 나고야 IG아레나에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금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후 박수호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2026.09.26. /사진=강영조 cameratalks@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일본)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정상에 섰다. 중국에 이어 일본마저 잇따라 꺾고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시상대 제일 위에 올랐다. 박지수(KB) 박지현(LA 스파크스), 두 핵심 선수의 이탈 공백 속에서도 이뤄낸 성과라 의미가 더 큰데, 박수호 감독과 주장 강이슬은 이들의 공백에 아쉬워하면서도 '원팀'으로 일궈낸 금메달에 의미를 부여했다.

여자농구 대표팀은 26일 일본 나고야의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을 75-70으로 꺾고 정상에 섰다. 여자농구가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한 건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처음이다. 해외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무려 32년 만의 성과이기도 하다.

앞선 4강에선 신장이 무려 223cm인 센터 장쯔이가 버틴 중국을 꺾고 기세를 끌어올렸다. 결승에서는 사실상 일방적인 홈팬들의 응원까지 등에 업은 일본과 마주했다. 가뜩이나 앞서 남자농구도 '결승 한일전'으로 성사돼 한국이 정상에 올랐던 터라 일본 여자농구의 설욕 의지도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경기를 압도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한때 20점 차까지 격차를 벌릴 만큼 페이스가 좋았다. 내·외곽이 터진 한국에 비해 일본은 심각한 슛 난조로 좀처럼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다만 수월할 것으로 보였던 금메달 도전은 경기 중반 이후 급격하게 흐름이 바뀌며 경기 막판 한때 2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경기장 분위기까지 더해 순식간에 흐름을 내줄 수도 있었으나, 한국은 강이슬과 이해란이 침착하게 격차를 벌린 끝에 또 한 번 이 체육관 가장 높은 곳에 태극기를 걸었다.

대한민국 강이슬이 26일 일본 나고야 IG아레나에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금메달 결정전에서 승리를 확정한 후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2026.09.26. /사진=강영조 cameratalks@
금메달을 따낸 농구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26일 일본 나고야 IG아레나에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금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후 태극기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2026.09.26. /사진=강영조 cameratalks@

대회를 앞두고 박지수의 부상, 박지현의 소속팀 일정 등 두 핵심선수의 공백을 메운 결실이었다는 데 의미가 컸다. 심지어 박수호 감독은 박지수의 제외가 최종 확정된 뒤에도 12명의 엔트리를 채우기 위해 대체 선수를 발탁하는 대신 박지수가 빠진 11명의 엔트리로만 대회에 임했다. 전력 상 불안요소가 적지 않은 가운데 임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이다.

박지수·박지현의 공백 관련 질문에 박수호 감독은 다만 "처음 대표팀을 맡았을 때부터, 특정 선수 위주로 훈련하지는 않았다. 게임도 그렇게 해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감독은 "물론 선수들이 다 있었다면 훨씬 더 도움이 됐겠지만, 없는 상황에서 다른 방법은 없었다"며 "애초에 연습게임이나 본 시합도 12명 중 1명이라도 못 뛰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애초부터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팀을 구성하지 않고, 모든 선수들이 함께 호흡을 맞추는 농구를 준비했던 게 전력 누수 변수에도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셈이다.

주장 강이슬도 박지수와 박지현을 "대표팀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던 두 선수"라고 표현하면서도 "그 빈자리를 다른 모든 선수들이 메꿈으로써 오히려 팀워크가 단단해졌다. 농구는 팀스포츠라는 걸 직접 보여줬다. 승리로 이어진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박)지수나 (박)지현이의 공백을 1~2명이 메꿀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선수들이 '국가대표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뛰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많이 올라온 게 컸다. (이)해란이나 (이)소희 등 어린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진안도 지수가 없는 상황에서 혼자 골밑에서 잘 버텼다. 모든 선수들한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금메달을 따낸 농구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26일 일본 나고야 IG아레나에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금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후 태극기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2026.09.26. /사진=강영조 cameratal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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