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팀이 우승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프로야구 KT 위즈 투수 소형준이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개인 통산 네 번째 10승과 데뷔 첫 승률왕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구단 역대 최다인 10연승까지 이끌었지만 그의 시선은 이미 한국시리즈를 향해 있었다.
소형준은 지난 1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KT는 삼성을 4-2로 꺾고 구단 창단 후 최다인 10연승을 달성했다.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한 가운데 소형준도 시즌 10승(3패)째를 거두며 승률 0.769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소형준은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시즌에 10승과 승률왕 타이틀을 얻고, 구단 최다 연승 기록까지 세우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러 기록이 걸린 마지막 등판이었지만 부담은 크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부담은 별로 없었다.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도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다고 생각했다”며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잘 준비해서 경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4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올랐지만 몸 상태는 오히려 더 좋았다. 소형준은 “몸이 굉장히 가벼웠다. 오늘 걸린 게 많아서 그런지 피가 잘 돌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올 시즌 가장 컨디션이 좋은 날이 아니었나 싶다”며 웃었다.
개인 타이틀을 차지한 기쁨도 남달랐다. 2020년 신인왕 수상 이후 오랜만에 시상식 무대에 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2020년 신인왕을 받으러 시상식에 간 뒤로는 그 근처에도 못 가봤다. 오랜만에 다시 가게 돼 기분이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소형준은 지난 7일 수원 홈경기에 이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도 삼성을 상대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만큼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는 상대다.
소형준은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수도 있는데 제 공을 너무 많이 보여주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었다”며 “하지만 삼성도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우리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소형준에게 한국시리즈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2021년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5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던 경기다.
5년 전을 떠올린 그는 “당시에는 긴장을 많이 했고 볼넷도 많이 내줬다. 그래도 수비의 도움을 받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개인 성적보다 팀의 우승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 소형준은 “이번에는 몇 차전에 나갈지, 선발로 나갈지 중간으로 나갈지도 모른다”며 “어떤 역할이든 팀이 우승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남은 기간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경기에서는 상대 선수를 배려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소형준은 3회 무사 2루 상황에서 자신이 던진 공에 맞고 쓰러진 삼성 이재현에게 곧바로 다가가 사과하고 몸 상태를 살폈다.
그는 “일부러 맞힌 건 절대 아니었다. 오해의 소지가 생기지 않도록 직접 가서 사과하고 괜찮은지 물어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현이 다음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 덕아웃으로 들어갈 때도 괜찮은지 다시 한번 물어봤다”고 덧붙였다.
10승과 승률왕, 구단 최다 10연승까지. 정규시즌 마지막 날 여러 기쁨을 누린 소형준이지만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는 따로 있다. 2021년에 이어 다시 한번 KT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태는 것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