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엔씨소프트, 3월 주총 때 경영권 분쟁 대격돌

김도윤 기자
2015.01.28 10:46

김택진 사장 임기 올해 3월까지…"이사 7명 중 5명 임기 마감인 내년이 진짜 승부" 전망도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넥슨이 김택진 사장의 대항마를 내세울까.

지난 27일 넥슨이엔씨소프트에 대한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한다고 공시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에선 넥슨이 지분 보유 목적 변경을 공표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액션'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실제로 28일 증시에서 엔씨소프트는 개장과 함께 상한가에 진입, 경영권 분쟁 발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우선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오는 3월28일 임기가 끝나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의 재선임 과정에 넥슨 측이 다른 후보자를 내세우는 것이다. 올해 '슈퍼주총데이'가 될 3월27일에 엔씨소프트 주주총회가 열린다고 가정하면 김 사장에 대한 재선임 안건도 이 때 상정되는데 넥슨이 다른 후보자를 내며 표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 정관상 최대 이사수는 7명이고 이미 7명의 이사(등기임원)는 꽉 차 있는 상황이다. 넥슨이 경영에 참여하기 위해선 정관을 변경해 최대 이사수를 늘려 자기측 인사를 이사로 선임하거나 현재 이사를 해임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관변경이나 이사해임은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쉽지 않아 아예 김택진 사장의 대항마를 내세우는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

다만 게임업계 및 재계에서 차지하는 김 사장의 위상을 감안할 때 넥슨 측에서 후보자를 내세우더라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엔씨소프트가 국내 대표적인 게임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을 내세우는 것도 불편할 수 있다. 또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보를 내세워 표대결에서 압도적으로 패배한다면 넥슨 측은 그 후폭풍까지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넥슨이 엔씨소프트 경영참여에 뜻이 확고할 경우 진짜 싸움은 내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엔씨소프트 등기이사 7명 중 5명의 임기가 내년 3월21일까지다. 내년 주총에서 이사 5명의 자리를 놓고 표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 넥슨의 지분 보유 목적 변경 공시를 내년을 위한 포석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해 주총을 통해 현 경영진을 상대로 주주환원정책 확대나 계열사 매각, 구조조정 등을 요구한 뒤 내년 주총에서 책임을 묻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 주주 구성을 보면 넥슨이 15.08%, 김택진 사장이 9.9%, 국민연금이 7.89%를 보유하고 있다. 넥슨은 국민연금을 비롯해 다른 주주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야 승산이 있는 만큼 올해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요구를 하고 내년 주총에서 이에 대한 실천 부족, 혹은 주가 및 실적 부진 등 책임을 현 경영진에 물으면서 주주들을 상대로 힘을 실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이제 업계의 시선은 넥슨의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 올해 정기주총이 3월 27일 열린다고 가정할 경우 주주 제안 마감일은 오는 2월 13일이다. 이 때까지 넥슨은 어떤 형태로든 의사표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기업 M&A 전문 변호사는 "넥슨이 지분 보유 목적 변경 공시를 한 만큼 시세조작 혐의를 받지 않기 위해선 어떠한 형태든 경영권 참여를 위한 최소한의 대응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올해 주총에서 김택진 사장 재선임 과정에서 표대결이 벌어질지 지켜봐야겠지만 경영권 분쟁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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