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를 둘러싼 논란이 멈추지 않고 있다. 식약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내츄럴엔도텍과 소비자원 간 진실공방이 치열하다. 서로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한 쪽은 거짓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누구 말이 맞을까. '흑백논란'의 진실게임이 시작됐다.
우선내츄럴엔도텍원료 수거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와 소비자원의 시험 방식이 잘못됐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내츄럴엔도텍 측에서 가짜 백수오를 사용했다는 점을 미리 시인했는지에 대해서도 의견 대립이 팽팽하다. 식약처 조사 결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가짜 백수오 논란이 사그라들지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
◇원료 수거 잘못됐나=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이 지난달 26일 이천공장에서 백수오 원료를 수거할 때 절차상 위법행위가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이 정한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시행규칙'과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고시'를 어겼다는 것.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시행규칙에는 '건강기능식품 등을 수거한 관계 공무원은 그 수거한 건강기능식품 등을 수거한 장소에서 봉합하고 관계공무원 및 피수거자의 인장 등으로 봉인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내츄럴엔도텍은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26일 이천공장에서 원료를 수거할 때 시료를 지퍼백 봉투에 담고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면세점 쇼핑백에 넣었다고 강조했다. 봉인과 관련한 조치가 없었을 뿐 아니라 지퍼백에 시료의 출처를 확인하는 표시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내츄럴엔도텍 관계자는 "내츄럴엔도텍 원료를 소비자원이 수거하면서 제대로 밀봉하지 않는 등 절차장 오류를 범한 만큼 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시중에 있는 32개 백수오 제품에 대해 조사 및 시험하면서 제대로 밀봉하지 않은 내츄럴엔도텍 원료에 다른 곳에서 수거한 제품이 섞였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내츄럴엔도텍 백수오 원료 수거부터 시험, 조사결과 발표에 이르기까지 과정상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내츄럴엔도텍 원료 수거는 검찰의 협조 아래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과 공동으로 진행했고 모든 과정에 내츄럴엔도텍 회사 관계자가 입회했다고 강조했다. 또 수거 이후 수거증을 공식적으로 발부했고 수거 과정을 모두 캠코더로 촬영해 보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원은 또 내츄럴엔도텍 원료 수거 검사는 다른 회사 제품의 시험검사가 완료된 뒤 추가적으로 진행한 만큼 원료가 섞였을 가능성에 대해 부인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내츄럴엔도텍의 절차장 위법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원료 수거부터 조사, 결과 등 과정에서 신뢰성이나 정확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시험 방식이 잘못됐나=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의 원료 시험 방식이 투명하지 않은데다 공인된 검사 방법이 아니라고 항변한다.
특히 식약처가 내츄럴엔도텍의 동일한 원료로 대한약전에서 고시로 정한 유전자 검사방법인 PCR분석검사를 진행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원이 진행한 농림부 IPET시험법(유전자검사법)의 경우 이엽우피소 확인이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내츄럴엔도텍은 또 자사가 활용하는 백수오 원료의 경우 식약처 허가뿐 아니라 미국 FDA(식품의약국)와 캐나다 식약처 NPN 허가를 받았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파키스탄, 일본 등에서도 판매 허가를 받은 정상적인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소비자원은 농림부 IPET시험법과 대한약전에 등재된 시험법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시험을 진행했고 두 방법 모두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반박했다. 뿐만 아니라 내부적인 시험검사 외에 상호 검증을 위해 식약처 공인 유전자분석전문기관에 시험검사를 의뢰했고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또 내츄럴엔도텍이 이엽우피소 검출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하는 농림부 IPET시험법은 내츄럴엔도텍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용한 시험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내츄럴엔도텍이 농림부 IPET시험법을 폄하한다면 스스로 6개월간 부적절한 방법으로 원료 수급 관리를 하고 있었음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내츄럴엔도텍 관계자는 "농림부 IPET시험법은 오류가 많다는 걸 확인하고 이후부터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원은 정확이 어떤 방법으로 시험조사를 실시했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츄럴엔도텍이 가짜 백수오 시인?=소비자원은 가짜 백수오 발표 전 사전 조율 과정에서 내츄럴엔도텍이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사실을 시인했다고 주장했다. 내츄럴엔도텍 자체 시험 결과 농림부 IPET법으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을 했고 해당 발언을 녹취해 검찰에 증거자료로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내츄럴엔도텍 관계자는 "녹취를 갖고 있다고 하니 해당 녹취를 들어보면 명명백백하게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며 "소비자원에서 잘못된 방식으로 원료를 수거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시험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한 만큼 제3의 공인된 기관을 통해 원료 재시험을 하자는 입장이고 소비자원이 수거해간 원료를 폐기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고 있으니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이제 시선은 이달 22일 식약처가 수거한 내츄럴엔도텍 원료에 대한 시험결과 발표로 향한다. 이르면 이달 29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 식약처 조사 결과는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발표할 예정이지만 이달 29일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식약처 시험 결과 내츄럴엔도텍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소비자원이 수거해서 시험한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는 사실이 바뀌는 건 아니라고 주장한다. 반면 내츄럴엔도텍은 동일한 원료에 대한 시험인 만큼 식약처 조사 결과에 따라 진위 여부가 가려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외에도 소비자원이 내츄럴엔도텍 원료를 수거해간 이후 내츄럴엔도텍 임원들이 잇따라 보유 주식을 매도하고 일부 직원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한 데 대한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가 아니냐는 의구심도 남아있다. 또 내츄럴엔도텍과 소비자원 간 민형사상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법원 판결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더 중요한 건 내츄럴엔도텍 백수오에 대해 진짜인지 가짜인지 여부가 확실하게 판가름 나더라도 거센 후폭풍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가짜로 밝혀질 경우 내츄럴엔도텍은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이미 제품을 구입해 복용한 소비자 피해에 대한 책임도 떠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진짜로 밝혀진다면 소비자원의 잘못된 발표로 명예를 잃은 내츄럴엔도텍과 금전적 손실을 입은 주주들의 피해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