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고등학교 동창모임에 다녀온 직장인 A씨(45·서울 강남구)는 분한 마음에 한숨도 못 잤다. 이날 모임의 가장 큰 화두는 재테크. 평소 짠돌이로 소문난 A씨가 화난 이유는 올 초 같은 펀드에 동일한 금액을 거치해 놓은 친구보다 수익률이 낮아서였다. 수익률 차이는 평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수수료에서 발생했다.
시중 정기예금 금리가 1.5%까지 하락하면서 '수(手)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수테크란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지급하는 수수료나 운용보수를 절약해 수익률 제고 효과를 노리는 것을 말한다. 고금리 시대에는 은행 예금금리가 높았기 때문에 수수료에 무감각했다. 하지만 연 1%대 저금리 시대에는 수수료가 갖는 의미는 커졌다.
수수료에 예민해진 투자자들을 잡기 위해 증권사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랩어카운트에서 고객 수익률에 따라 수수료가 결정되는 성과연동 수수료 체계 도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최근 출시한 NH트리플A랩은 투자자의 선호도에 따라 △일반형 수수료 △성과형 수수료 I △성과형 수수료 II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 중 성과형 수수료 II는 기본 수수료가 0.01%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 사실상 수수료가 거의 없는 구조다. HMC투자증권의 'The H 성과추구형랩’도 고객 수익률과 연동돼 수수료가 결정된다.
수수료를 최초 1년만 내는 랩어카운트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초 '신한명품 분할매수형 ETF랩 3.0(국내주식·금·원유)' 3종의 랩 상품에 대해 최초 1년간만 수수료를 받고 이후 사후관리 및 운용은 무료로 제공하는 수수료 체계를 도입했다.
수수료가 낮은 온라인 전용 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다. 수수료가 낮은 온라인으로 펀드를 구매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온라인 전용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70여개의 온라인 전용펀드를 판매하면서 선취 판매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했다. 고객들이 더 낮은 수수료로 펀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증권사들은 수수료가 낮은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고객 밀착형' 프리미엄 서비스도 제공하고 나섰다. 하나대투증권은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인 '멘토스'를 통해 고객의 질문을 직접 받고 있다. 투자자는 멘토스에서 지점 전문가들의 투자의견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바로상담 △추가상담 △쪽지상담 등을 통해 쌍방향 소통도 가능하다.
하이투자증권은 지점을 찾는 모든 고객에게 영업직원이 전담 관리자로 배치돼 컨설팅 및 리밸런싱 업무를 제공한다. 또 자산관리 시스템인 하이PDP'를 통해 자산 평가 현황, 목표수익률 달성 여부 등을 문자나 이메일로 실시간으로 보내고 있다.
파격적인 주식거래 수수료 이벤트도 등장했다. KDB대우증권은 올해 말까지 주식계좌를 개설하면 2019년 말까지 주식거래 수수료가 무료다. 이 서비스는 장기간 주식거래 수수료가 없는데다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직원이 직접 찾아가 계좌 개설까지 돕고 있어 호응도가 높다. 유진투자증권은 주식계좌를 개설하면 1년간 주식거래 수수료가 없는데다 100만원 이상 거래시 무료 수수료 기간이 1년 더 연장되는 '마이 주식수수료 1+1년 무료'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