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인기채권으로 꼽히던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이 BNK캐피탈 사태에 이어 폭스바겐 스캔들까지 거치며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 비롯된 자산건전성 우려가 업종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A+급 3년 만기 여전채의 신용 스프레드는 9월 들어 전일까지 14.6bp(1bp=0.01%p)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신용 스프레드란 국채 금리와의 차이를 뜻하는 것으로 이 값이 커질수록 자금조달이 어려워짐을 뜻한다. 같은 기간 AAA급 은행채의 신용 스프레드는 0.9bp 오르는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강세 거래되던 여전채의 신용 스프레드가 급등한 것은 BNK캐피탈의 렌탈채권 미회수 우려가 지난달 말 언론을 통해 불거지면서부터다. BNK캐피탈이 한 해의 영업이익과 맞먹는 500억원대 렌탈채권 미회수 우려가 불거지면서 자산건전성 우려가 부각된 것.
여전채 신용 스프레드는 지난달 중순부터 말까지 줄곧 22bp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달 초 25bp를 훌쩍 넘기더니 지난 14일 단숨에 30bp선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후 BNK금융지주의 BNK캐피탈 출자 소식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흐름을 보이던 여전채 신용 스프레드는 지난 21일 폭스바겐 대량 리콜사태, 이른바 폭스바겐 스캔들이 터지면서 상승세를 지속했다. 전일 기록한 36.8bp는 올 2월 13일(36.8bp) 이후 7개월 만에 최대치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채권 가격 급락세가 스프레드 확대에 일조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21일 장외시장에서 폭스바겐파이낸셜(1회차) 여전채 거래금리 는 2.793%로 민평금리 대비 약 80bp 높았다. 그만큼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는 뜻인데 이날 거래물량만 8000억원이 넘었던 것으로 보아 투매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채권업계 전문가들은 일반 회사채에서 시작된 투심 위축이 캐피탈 업종으로 넘어오던 과정에서 BNK캐피탈 사태와 폭스바겐 스캔들이 기폭제가 된 것으로 해석했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BNK캐피탈 이슈로 인해 일부 캐피탈사가 빠르게 성 장을 이어오면서 건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 현실화됐다"며 "BNK캐피탈 이슈는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시켜왔지만 신규 사업 판단 능력과 리스크 관리 능력 부족에 대한 시장 의심이 커질 수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의 여전채 스프레드 확대는 과도한 것으로 곧 진정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도 제시됐다. 조선과 건설과 마찬가지로 업종 전반으로 우려가 확대될 사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백경윤 SK증권 연구원은 "여전사의 수익성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자산건전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스프레드 확대폭은 과도하다는 판단"이라며 "특히 은행계열의 여전채의 경우 계열사 지원 가능성도 높게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향후 개별 이벤트가 해소될 경우 스프레드 확대도 진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사를 제외한 여전사의 총 자산은 93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늘었다. 이에 반해 총채권연체율은 2.82%로 전년 대비 0.43%p 하락해 건전 성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