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 이제 한 달 남짓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2015년을 정리하고, 2016년을 준비하는 과정들 중 하나로 수첩, 일기장 혹은 플래너를 기웃거리고 계실 것입니다. 그리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에 새로운 필기도구를 함께 보고 계실 분도 있을 것 입니다. 저 역시 지난 주말 시내의 한 서점에 가서 2016년 수첩과 필기도구를 구입했습니다.
오늘은 필기도구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지금 혹시, 이 글을 책상에 앉아서 읽고 계시다면 책상 위 펜 꽂이 혹은 서랍 속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얼마나 많은, 다양한 필기도구를 가지고 계신가요? 저 역시 연말, 연초 마다 새로운 마음 가짐을 다지기 위해 새로운 수첩과 필기도구를 구입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런 습관을 가진 것이 대학교 입학시절이니 제가 사용했던 수첩들과 필기도구들도 상당히 다양합니다.
중고 학창시절에는 수업시간 필기를 하면서 오른손에 흑연가루가 묻고, 쉬는 시간 연필깎이에 연필을 넣고 열심히 돌리면서 연필과 샤프펜슬을 사용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대학교 시절에는 연필과 샤프펜슬을 뒤로하고 매끈하게 잘 써지는 볼펜에 빠져 있었습니다. 단색 볼펜부터 한 자루에 3~4가지 색상의 펜들이 들어있는 다색 볼펜까지 다양한 볼펜들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졸업 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만년필이 주된 필기도구로 자리잡았습니다. 졸업 선물로 받은 고급 만년필에서 멋진 디자인의 패션 만년필까지. 만년필을 애용했던 이유는 잉크를 채우는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만년필이 가진 멋진 디자인과 은연중에 보여주는 성공적 이미지가 그 이유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회사생활 5~6년이 지나가면서부터 다시 볼펜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회사생활, 잦은 미팅, 그리고 출장 등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볼펜이었습니다. 이때의 볼펜은 대학교 시절의 볼펜과는 다르게 디자인과 기능성을 중요시한 업그레이드된 볼펜이었죠. 이 당시 사용하던 볼펜들 중 일부는 현재까지도 유용하게 잘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럼 제가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필기도구는 무엇일까요? 여전히 만년필과 볼펜은 제 필통에 항상 들어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필기도구는 예전 중고등학교 시절 사용하던 연필과 샤프펜슬입니다. 특히, 연필의 사용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귀찮게 지우개와 연필깎이를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까지 연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연필이 가진 유년시절의 추억과 연필의 부드러운 필기감이 한 몫을 하고는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연필의 직관적이고 간결명료한 성능(?)이라고 생각합니다. 화려한 만년필처럼 주목을 끌 수 없고 볼펜처럼 편리하게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지 않지만 연필은 가볍게 소지하면서 언제나 바로 필기가 가능하고, 또 언제쯤 교체를 해야 할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으며, 가장 비용 효율적인 필기도구 입니다.
그럼 투자·재테크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 금융기관들은 정말 수많은 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상품 유형별로 필기구에 비유해서 이야기를 하면 아마도 다음과 같지 않을까요? 사용하면 마치 반드시 성공하고, 화려한 이미지를 가질 수 있을것 같은 만년필과 같은 액티브주식형 펀드, 어떤 상황에서라도 필기에 문제가 없을 것 같은 기능성 볼펜의 이미지를 가진 헤지펀드, 그리고 볼품없어 보이지만 가장 직관적이고 저렴한 필기도구인 연필과 같은 ETF.
투자자는 투자 과정에서 다양한 상품에 투자를 해봐야 합니다. 그래야만 상품과 시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특정 상품으로의 쏠림은 정말 위험한 투자입니다. 투자의 가장 기본은 분산투자 입니다.
제 필통 속을 살펴보면 연필 2자루, 샤프펜슬 1자루, 볼펜 2자로, 만년필 1자루가 들어있습니다. 이들 중 가장 연필과 샤프를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 주식투자 포트폴리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가장 큰 비중으로 ETF에 투자하고 있으며, 나머지 일부 비중을 액티브유형과 대체투자유형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비용 효율적이고 가장 단순명료한 구조를 가진 ETF가 투자의 중심(Core)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마치 연필이 제 주된 필기수단이듯이 말입니다.
독자께서 현재 어떤 필기도구를 주로 사용하고 계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게 되면 아마도 가장 어린시절 사용하셨던 ‘연필’을 다시 손에 쥐고 계실 것으로 믿습니다. 투자도 마찬가지 입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화려해 보이고, 고비용의 투자 상품에 투자하셨을 지라도 결국에 중장기 계획을 가지고 안락한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단순 명료하고, 비용 효율적인 인덱스펀드, 그 중에 ETF로 돌아오시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연필로의 회귀처럼 좀 더 빨리 인덱스, ETF로 회귀 하셔서 성공적인 투자를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