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펀드 10개중 8개, 원리금보장상품 앞질러

한은정 기자
2015.12.08 03:27

채권혼합형 상품에 자금 쏠림..주식형은 찬바람

최근 5년간 퇴직연금 펀드 10개 중 8개가 원리금 보장상품의 성과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펀드 가운데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채권혼합형 펀드 대부분이 장기 수익률 측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냈다.

7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으로 퇴직연금 펀드 258개 중 94%인 243개가 최근 5년간 누적수익률이 플러스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78%에 해당되는 202개 펀드는 5년 누적수익률이 10%를 넘어 원리금 보장상품보다 성과가 뛰어났다. 현재 원리금 보장상품의 평균 금리는 연 1~2%대에 불과하다.

설정액이 100억원 이상인 퇴직연금 펀드는 총 51개로 최근 5년간 누적수익률이 모두 플러스였다. 이 가운데 90%에 해당되는 46개 펀드는 5년간 누적수익률이 10%를 넘어 원리금 보장상품을 앞섰다.

최근 5년간 누적수익률은 이스트스프링퇴직연금업종일등[자](주식)C가 48.77%로 가장 좋았고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자](주식)C형이 47.95%로 뒤를 이었다. 두 펀드 모두 퇴직연금형 상품에서는 외면 받는 주식형이다. 최근 5년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0.68%로 부진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두 펀드의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5년간 누적수익률 3위는 채권혼합형 상품인 KB퇴직연금배당40[자](채혼)C가 차지했다. 이 펀드의 최근 5년간 수익률은 47.58%다. 이스트스프링퇴직연금업종일등40[자](채혼)C(35.13%), 미래에셋퇴직플랜선진시장안정형40[자](채혼)(33.74%), NH-CA퇴직연금중소형주[자]1(채혼)C(31.25%) 등도 최근 5년간 누적수익률이 30%를 넘었다. 최근 5년간 국내 채권 혼합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14.65%에 비해서도 뛰어난 성과다.

이처럼 퇴직연금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외면은 여전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으로 퇴직연금 적립금 가운데 90% 이상이 원리금 보장상품이었다. 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의 투자비중은 7.5%로 지난 2분기 대비 0.5%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 7월에 퇴직연금 운용규제가 완화되며 원리금 비보장 상품에 대한 투자가 좀더 자유로워졌지만 정책 효과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펀드 중에서는 채권혼합형 펀드에만 돈이 쏠리고 있다. 특히 KB퇴직연금배당40[자](채혼)C로 자금이 집중됐다. 이 펀드는 올들어 퇴직연금 펀드로 들어온 자금 1조4749억원 가운데 7382억원, 59%를 흡수했다. 자금 유입이 많은 상위 4개 채권혼합형 펀드가 전체 펀드로 유입된 자금의 85%, 1조2548억원을 끌어 모았다. 장기 수익률 1, 2위를 차지한 이스트스프링퇴직연금업종일등[자](주식)C과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자](주식)C형에 유입된 자금은 올들어 각각 504억원과 121억원에 불과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원리금 보장상품의 금리가 하락했지만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보수적인 투자 성향이 계속되고 있다"며 "직장인들이 처음 퇴직연금에 가입하면서 원리금 보장상품을 선택한 뒤 포트폴리오를 바꾸지 않고 있다는 점도 퇴직연금 펀드가 소외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교체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가입자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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