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벤처커야 박스권 뚫린다…성장자금 혈 뚫어줘야"

대담=배성민 증권부장, 정리=김도윤 기자, 사진=홍봉진
2016.10.17 09:26

[머투초대석]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 "중후장대산업 휘청이며 박스권 증시 지속"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어느 나라든 살아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으로 자금이 흘러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우리 경제에 '키'(key)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경제의 총합이라는 증권업계에 8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정열적인 현역으로 머무르면서 내린 결론이다. 그는 정부와 대기업이 이끌었던 산업화의 시대, 벤처와 부동산 버블,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신 사장은 그 역할을 IBK투자증권이 선도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반투자자가 소규모 자금으로 여러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크라우드펀딩 중개에 나서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결국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금융서비스 확대가 우리 경제와 IBK투자증권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신 사장은 "국내 경제뿐 아니라 주식시장만 봐도 주가가 박스권에 머무르는 이유는 거시 경제지표가 약화된데다 조선, 철강, 조선 등 우리 경제를 끌고 온 중후장대형 산업이 구조적인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라며 "이들의 빈자리를 새로운 기업들이 성장하며 채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국내 증시의 박스권 돌파는 경제가 회복되는 2018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기업의 이익이 늘어야 박스권 돌파가 가능할 텐데 2017년부터 전체 기업 이익이 정체할 가능성이 높다"며 "2017년까지 당장 박스권을 넘는 강세장은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게 신 사장의 진단이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IBK투자증권 본사에서 신 사장을 만나 우리 경제와 증시에 대한 진단 및 전망, 사장 연임 이후 목표 등에 대해 들었다.

-지난 9월 연임한 뒤 첫 인터뷰다. 소감은.

▶2014년 취임한 뒤 2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성과를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쁩니다. 앞으로도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고 임직원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2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 달성 비결은.

▶중소기업에 대한 IB(투자은행) 분야에 집중하는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던 게 주효한 것 같습니다. IBK투자증권은 코넥스 상장주관 1위, '우수 코넥스 지정자문인' 2년 연속 선정, 중소기업특화 금융투자회사 선정, 증권업계 최초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 등록 등 눈에 띄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노조와의 협력을 통해 임금피크제 도입, 복리후생규정 변경 등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점도 내실경영의 기틀이 됐다.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임직원 역량 강화도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임직원들 공부를 많이 시키는 CEO로 유명하신데요.

▶증권사 직원이라면, 고객의 돈을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게 꾸준히 공부해야 합니다. 지금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연수팀에서 제안한 주제로 영업직원에게 직접 리서치 자료를 만들어보게 하는 겁니다. 시시각각 바뀌는 시장 상황에 현장 영업직원이 대처하기 위해선 본인의 판단력을 키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

-리서치센터장 출신으로 리서치센터 역량 강화에도 관심이 많은 걸로 압니다.

▶증권회사 영업의 시발점은 리서치입니다. 결국 리서치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느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집니다. 리서치의 분석이 정확하고 이를 토대로 믿고 투자에 나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동안 증권회사가 크게 돈을 못 번 건 리서치가 제대로 못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게 기업의 이익 추정인데 그동안 리서치의 분석에 오차가 많았습니다. 연초에 기업의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는데 연말에 보면 반대의 경우가 나타나기도 하고요.

올해 이슈였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도 보면 결국 중국 기업의 이익 전망에 대해 평가를 잘못한 탓입니다. 중국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면서 증시가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ELS를 설계할 때 기업 이익 부분을 제대로 보지 않고 한 측면도 있다. 증권사의 실수입니다.

-국내 증시가 박스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망은.

▶2017년까지 박스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무엇보다 기업의 이익을 잘 봐야 합니다. 올해도 기업의 이익은 증가할 수 있습니다. 근데 자세히 보면 매출이 늘면서 이익이 증가하는 게 아니라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하락과 투자를 안 해서 이익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이 비용적 측면의 감소로 이익이 증가하니 증시가 크게 올라갈 수 없습니다.

다만 지금 금리가 워낙 낮기 때문에 주가 방어 역할을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박스권 유지는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증권회사 입장에선 이 같은 전망에 적합한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합니다.

또 조선, 철강, 조선 등 우리 경제를 끌고 온 중후장대형 산업이 구조적으로 약해지면서 시가총액의 상당 부분을 훼손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새로운 기업이 성장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소기업의 성장이 중요할 텐데, IBK투자증권의 역할이 있다면.

▶자금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으로 흘러가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우리 경제에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크라우드펀딩 중개를 시작했는데 국내에선 아직 초기단계입니다. 일반투자자의 자금이 제조기업으로 흐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IBK투자증권이 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면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올해 영화 '인천상륙작전' 크라우드펀딩이 수익을 확정하고 저예산 영화 '걷기왕'의 크라우드펀딩 중개도 뜨거운 관심 속에 자금 모집에 성공했는데요.

▶우선 사람들에게 익숙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하면서 홍보효과를 본 셈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궁극적으로는 제조기업으로 자금이 갈 수 있는 크라우드펀딩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다만 크라우드펀딩이 리스크가 있고 벤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제대로 홍보를 할 수 없는 제도적 한계가 있어 아쉽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크라우드펀딩이 더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언론의 관심도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내년 경영전략은.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증권회사도 추가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는 데 쉽지 않은 환경이 예상됩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고 좋은 기업을 찾아내 시장과 커뮤니케이션 접점을 늘릴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또 해외에 진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국내 기업에 대한 M&A(인수합병) 등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IBK투자증권이 해외 기업의 국내 투자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몇 건의 프로젝트가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좋은 해외진출 사례를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국내 증권업계에 대형화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IBK투자증권의 전략적 위치는 무엇인가요.

▶증권회사가 커지는 것보다 콘텐츠의 대형화가 중요합니다. 그건 더 지켜봐야 합니다.

IBK투자증권은 자본시장에서 중소기업의 성장 지원을 목적으로 정책자금을 투입해 설립한 유일한 증권회사입니다. 성장성은 있는데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지원해서 더 큰 기업으로 발전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일자리 창출에 보탬이 돼야 합니다.

크라우드펀딩이나 코넥스 상장 주관, 중소기업 M&A 및 자금조달 등에 주력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 입니다.

-목표가 있으시다면.

▶IBK투자증권이 사업부문별로 균형성장을 하면서 정상권 증권사로 진입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전문인력 확보와 육성, 사업포트폴리오 재정비 등을 해왔습니다. 또 중소기업 특화증권사로 정책금융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론 취임 당시부터 강조한 '학습하는 조직문화'가 회사에 자리잡아 IBK투자증권이 고객에게 신뢰받는 금융투자회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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