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PEF 성과보수 깎자" 박현주회장 속내는

김명룡 기자, 김도윤 기자
2016.11.17 06:42

'성과보수 중 30% 직원에 배분' 정관변경 추진…아쿠시네트 투자성과보수 직원몫은 100억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골프용품회사 아쿠쉬네트 투자로 받게 될 300억원대(추정치)의 성과보수 배분과 관련된 펀드정관 항목을 변경하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시도에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의중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쿠쉬네트에 투자한 펀드는 PEF(사모펀드)인 미래에셋파트너스 7호 펀드다. 이 펀드 정관에 적시된 '성과보수의 30%를 핵심운용인력과 관리인력에게 배분한다'는 항목을 삭제하겠다는 것이다. 이 정관을 수정하지 못하면 회사 측은 운용역 등 직원들에게 100억원(추정치)의 성과보수를 모두 지급해야할 처지다. 다만 청산 직전에 회사 측에 유리하게 정관을 바꾸는 것은 PEF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아쿠쉬네트에 투자한 펀드의 정관을 변경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일부 LP(유한출자자)와 관련 논의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한 직원은 "회사가 정해진 성과보수를 모두 지급하지 않을 경우 직원들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이 경우 회사 측이 불리해질 수 있어 정관 자체를 바꾸라는 법무담당 부서의 협조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지금은 회사 내부규정을 정비해 일정금액 이상은 성과보수로 받지 못하게 돼 있다"면서도 "펀드정관에 성과급 지급규모가 구체적으로 명시된 미래에셋파트너스 7호 펀드만 문제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 PEF 핵심 관계자도 "회사에서 지급방식이 정해지게 되면 정관변경을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연기금의 경우 미래에셋운용으로부터 정관변경에 대한 구두설명을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펀드정관을 변경하려면 LP 전원이 이에 동의해야 한다.

논란이 불거진 이유는 아쿠쉬네트가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서 엑시트(투자금회수)가 가시권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미래에셋PE는 지난달 28일 아쿠쉬네트가 상장하면서 지분 상당부분을 매각했고, 남은 지분은 보호예수 기간인 6개월이 지난 이후 매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에셋파트너스 7호는 아쿠쉬네트에 5772억원을 투자했고 4000억원대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PE는 아쿠쉬네트 내부수익률(IRR)이 8%를 넘을 경우 추가수익의 20%를 성공보수로 받을 수 있다. 보통 PEF 정관에는 이 정도의 내용만 담기지만 미래에셋파트너스 7호 펀드의 경우 이례적으로 '운용사의 성과보수중 30%는 유정헌 대표를 비롯한 핵심운용역과 관리인력에게 배분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정관이 변경되지 않을 경우 이 펀드 성과급으로만 100억원 정도를 직원들에게 줘야 한다.

미래에셋금융그룹 경영진은 지난해 이같은 펀드정관 내용을 뒤늦게 알고 정관 내용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아쿠쉬네트 투자 한 건에 대한 성과로 일부 직원에게 많게는 백억원대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게 과도하다고 본 것이다. 지난해 준법업무 담당 임원이 사임한 것도 이 펀드의 정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영향이라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문제는 펀드 조성 당시 정한 정관을 청산을 앞두고 수정하는 게 타당하냐는 점이다. 앞서 설정한 인센티브 지급 방식이 투자 성공 이후 달라질 수 있다면 운용인력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인센티브의 규모를 떠나 이미 정한 정관을 고쳐가며 지급 방식을 변경하려는 건 업계 기준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반면, 이 펀드의 성과배분조건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회사에 소속된 PEF의 경우 다른 투자 건에서 손실이 난 경우도 적지않은데 개별 투자성과로 일부 직원들이 수십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아가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쪽 관계자는 "정관 변경은 전적으로 투자자들이 결정할 문제이며 언급된 인센티브는 합리적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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