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종료 뒤 자산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토종 수제버거업체 크라제버거가 브랜드 존속으로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인수자 측에서 상표권 등을 그대로 승계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크라제버거는 지난해 9월 법원의 회생절차폐지 결정 이후 상거래채권자가 자산을 압류한 뒤 매각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국내 한 식품회사가 상표권 등 주요 자산을 인수해 사업을 유지하고 크라제버거 법인(크라제인터내셔날)은 파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 인수 절차는 2017년 상반기 안에 완료될 전망이다.
크라제버거는 1998년 11월 설립된 토종 수제 햄버거 프랜차이즈로 2000년대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0년 이후 해외사업 추진, 시장 경쟁 심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2011년 적자전환, 2013년 12월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다음해인 2014년 나우IB캐피탈이 '나우아이비12호 펀드'를 통해 149억원을 투자해 지분 100%를 인수했고, 그해 9월 회생절차를 종결했다. 그러다 미국 투자자가 3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따른 자금 유동성 악화로 지난해 5월 다시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2014년 기준 크라제버거 매출액은 97억원, 영업손실은 28억원이다. 2014년 말 기준 수도권 주요 지역에 8개 직영매장을 운영하고, 전국에 36개 가맹점을 관리했다.
크라제버거는 지난해 7월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 전 M&A 결정에 따라 한 차례 법인 매각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예비입찰에 3곳의 후보가 참여했지만 미국 소송건이 발목을 잡으며 거래를 완료하지 못했다. 당시 크라제버거 최대주주 측은 인수후보의 의사에 따라 법원에 본입찰 연기를 요청했지만 실패했다. 매각이 무산되자 법원은 지난해 9월 회생절차폐지를 결정했다. 최대주주 측에선 다시 한 번 인가 전 M&A를 원했지만 법원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법인 매각이 무산되고 자산 매각 뒤 파산 절차를 밟으면서 크라제버거에 투자한 나우아이비12호 펀드 출자자인 삼양식품과 나우IB캐피탈은 손실이 불가피하다. 투자자 입장에선 법원의 회생절차종료 결정과 인가 전 M&A 재추진 불허 방침에 서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올해 크라제버거와 비슷한 형태의 미국 유명 프리미엄 클래식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ShakeShack)이 국내에 문을 열면서 인기를 끈 점을 감안하면 크라제버거에 대한 법원의 회생절차종료 결정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크라제버거 법인 인수에 관심을 보인 국내 동종업계 후보가 있었다는 점에서 최대주주 측은 안타까움을 토로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법원 파산부 입장에선 올해 한진해운 이슈 등 굵직한 사안이 많은 만큼 소규모 기업인 크라제버거 등에 대해선 심도있는 기업가치 분석과 평가에 집중하지 못했을 수 있다"며 "크라제버거는 18년 만에 법인은 사라지게 됐지만 자산 인수자 측에서 브랜드와 프랜차이즈는 유지할 계획인 만큼 토종 수제 버거 브랜드의 명맥은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