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모펀드 '한우물파기' 필요한 때

한은정 기자
2017.02.03 05:00

"자산운용사들은 유행에 따라 투자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그때그때 내놓기 바쁩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가 투자자를 맞춰주는 게 아니라 투자자가 자산운용사에 맞춰 투자하도록 문화가 바뀌어야 합니다."

한 펀드매니저는 공모펀드가 신뢰를 되찾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 중 하나로 자산운용사의 '한우물 파기 마케팅'을 꼽았다. 운용사는 자신의 철학에 따라 몇몇 상품만 출시해 장기간 운용하고 투자자는 자신의 성향에 맞게 각 운용사의 상품을 골라 투자하면 된다는 지적이다.

이 펀드매니저는 "고객의 성향대로 주문한 펀드를 만들고 운용했을 때 성공적인 수익률을 거둔 적이 많지 않았다"며 "펀드매니저 마다 타고난 투자성향이 있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고객이 왔을 때 좋은 수익을 내고 고객은 다시 찾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철학을 지키며 투자를 해왔던 운용사들은 대체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또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뒤처진다 해도 투자자들이 펀드를 환매하지 않고 믿고 기다려준다.

가치투자 운용사로 알려진 신영자산운용의 경우 최근 5년(2012~2016년)간 일반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2014년(-3.43%)를 제외하면 매년 평균 5~11%대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최근 몇 년간의 극심한 국내 펀드시장 환매 속에서도 이 자산운용사의 수탁고는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 10주년을 맞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도 충성 고객층이 두텁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조사결과 10년 전 출시한 1호 펀드의 투자자 10명 중 7명(67.5%)은 5년 이상 가입한 장기투자자였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이 조사한 '2015 펀드투자자 조사 결과'에서 최장기 구간으로 설정한 5년 이상 투자자의 비율이 34.6%에 불과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매우 선전한 수준이다.

오랜 기간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운용사의 의지가 필수적이지만 단기수익률만 좇는 투자자들의 투자행태도 바뀌어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 10주년 당시 박래신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펀드가 장기 가치투자를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이를 굳건하게 지켜줄 수 있는 투자자들의 믿음과 소신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10년 투자 펀드의 진정한 경쟁력은 장기 가치투자자인 고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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