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민연금 떠나는 인력들, 545조는 누가 굴리나

안재용 기자
2017.02.07 09:26

"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체투자 확대가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인력이 필요하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전라북도 전주혁신도시 이전을 앞두고 인력이탈이 발생하고 있다. 기금운용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인재확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 국민연금 관계자는 인재확충이 필요한 상황에서 오히려 인재들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기금운용본부의 인력이탈은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에만 30여 명의 운용역이 떠났다. 올 들어서도 1월, 한 달 간 10여 명이 본부를 그만뒀거나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인력이탈은 '강 넘어 불 보듯' 하기에는 문제가 심각하다. 국민 노후의 마지막 보루인 국민연금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전체 정원(260명)의 약 15.3%가 공석인 상황에서 기금운용본부가 적극적인 수익률 개선에 나서기는 어렵다.

정부 추계에 따르면 저출산 고령화 기조가 현 상태를 유지할 경우 2060년이면 기금이 완전고갈 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으로서는 고갈 시기를 늦추기 위해 어떻게든 운용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최대 과제다.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동산과 항공기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대체투자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최근 심화된 인력이탈이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체투자는 자산평가에 보다 고도화된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체투자는 개별 자산의 특수성이 있어 주식과 채권 등에 비해 안정성과 수익성 평가가 쉽지 않은 편"이라며 "투자 결정에서부터 회수까지 최소 5년이 걸리는 등 프로젝트 완료 기간이 길어 어떤 분야보다도 오랜 경험이 축적된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은 운용역 연봉을 10% 인상하고 주거비를 지원하는 등 처우를 개선할 방침이지만 인력이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기금운용본부 임금이 민간에서 제시하는 수준보다 20~30% 낮고 경력직으로 구성된 운용역들의 생활기반이 대부분 수도권인 경우가 많아 지방근무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당면한 인재이탈 문제를 해결하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금운용본부 독립성을 강화하고, 인력운용과 관련된 부분만이라도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봐야 한다. 국민연금은 국민들의 소중한 노후자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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