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시총 2위서 7위로... 1년새 무슨 일이

송선옥 기자
2017.09.20 11:29

[오늘의포인트]2년8개월만에 4만원 하회... 올 영업익 6조원대 초반 '예상하회' 전망

한국전력이 20일 2년8개월만에 4만원대를 이탈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한국전력은 오전 11시19분 현재 전일대비 600원(1.49%) 내린 3만9550원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이날 3만9400원을 터치하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한국전력이 4만원을 밑돈 것은 2015년1월20일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의 시총은 25조3500억원대로 쪼그라들며 NAVER에 이어 시총 순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9월20일만 해도 시총 37조6190억원을 기록하며삼성전자에 이어 코스피 시총 상위 2위를 기록했다. 1년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폭염에 조기대선으로 '원투 펀치'=한국전력은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과 신규 원전(신월성 2호) 가동 등으로 전력 조달원가가 하락하며 이익 개선이 주목 받은 데다 에너지 신사업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높은 배당 성향도 당시 박스피(코스피+박스권)에 지친 투자자들에게 매수 요인을 제공했다.

이에 한국전력은 지난해 5월9일 6만3700원을 찍으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전력이 첫번째로 흔들리게 된 계기는 지난해 전국을 강타한 폭염이다.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냉방 전력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과도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율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한국전력 주가는 지난해 8월초부터 본격적인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누진제 개편으로 매출액이 2015년 전체 매출의 0.7% 수준인 4200억원 감소에 그쳤지만 주택용 전기요금이 과도하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요금제도 개편 필요성이 대두되고 대선 등으로 에너지 정책 변화 가능성이 대두된 것이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이와 함께 석탄가격 급등으로 2년반 동안 주가를 끌어올렸던 이익 모멘텀이 소멸된 것도 주가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 초 4만원대 초입까지 밀렸던 한국전력은 저가매수세 유입과 유가 석탄가격 하향 안정화, 원/달러 환율 하락 등 우호적인 영업환경을 바탕으로 2월 중순 이후 반등해 3월말 5만원 코앞까지 올랐으나 반등은 길지 않았다.

3월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대선 정국에 진입하자 석탄 발전 및 원전 축소, 신재생 에너지 확대 등을 내세운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의 공약이 주목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후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노후 석탄 발전소 조기 가동 중지,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 중지 및 산업용 전기요금체계 개편 가능성 등 악재들이 쏟아지면서 주가도 곤두박질 쳤다.

◇올 전체 영업익 7조원 하회 전망... 배당매력 떨어져=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1,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59.42%, 68.70% 감소한 1조4632억원, 846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 영업이익도 3조935억원(에프앤가이드 추정)으로 전년 동기 4조4242억원을 30.1%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전체 영업이익도 시장 예상치 7조1000원을 크게 하회한 6조원대 초반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실적이 안 좋으면 배당매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아직도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데 있다. 신고리 5, 6호기 건설은 물론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여부 등 주가를 흔들 불확실성 요인이 산재해 있다.

오히려 10월로 갈수록 위와 같은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데다 지속된 주가 하락으로 2017년 예상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35배 수준에 이르면서 이미 모든 악재를 반영했다는 분석도 제기되는 등 증권가에서도 시각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이외에도 정책적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잔존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전환정책의 핵심은 신재생 에너지 확대로 지난 7차 계획에서 기저발전 투자에 국한되었던 한국전력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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