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부담금 도입 때 세수 최대 연 9000억대 걷혀…"0원 되게 해야"

설탕부담금 도입 때 세수 최대 연 9000억대 걷혀…"0원 되게 해야"

박미주 기자
2026.06.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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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태호 의원,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주제 토론회 개최…설탕부과금 추계안 공개

사진= 송승주 수원대 교수 발표자료 캡처
사진= 송승주 수원대 교수 발표자료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설탕부담금'을 언급하면서 관련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가당음료에 설탕부담금을 부과하면 연 최대 9000억원대 규모의 세수가 걷힐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 재원을 아동·노인 등 취약계층의 건강을 위해 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종국에는 음료 등에 당류가 없어지면서 설탕부담금이 0원이 될 정도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내 설탕부담금 연 4000억~9000억원대 추산…도입돼도 소비자물가 영향은 0.032% 불과

서울대학교 건강문화사업단과 송승주 수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26일 김윤·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개최한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주제 토론회에서 이 같은 추계 결과를 공개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 생산·수입 가당음료 200여개 품목을 선별해 계산했다.

그 결과 윤영호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장의 함량당 세금 부과안 기준 연평균 설탕부담금은 9090억원으로 추산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가격 기준을 적용한 연평균 부담금은 9322억원이다.

국회에 발의된 설탕부담금 부과 법안의 경우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안 기준을 적용하면 연평균 설탕부과금은 6789억원이 걷히는 것으로 계산됐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안 기준 설탕부과금은 연평균 4274억원이다.

윤 단장은 음료 100ml에 당 함량이 5g 미만이면 부담금을 면제하고, 5g 이상 10g 미만 250원, 10g 이상일 경우 500원을 부과하자고 본다. 김 의원안도 5g 미만일 경우 부담금을 면제하고, 당 함량이 5g 이상 10g 미만일 경우에 250원, 10g 이상부터는 500원을 부과한다. 이 의원안은 당 함량 구간을 1g마다 세분화해 부과한다. 1g 미만일 경우 10원부터 10g 이상 280원까지다.

영국과 프랑스, 멕시코에서도 설탕부과금을 걷고 있는데, 각 국가별 기준을 적용했을 경우 한국에서 걷힐 연평균 설탕부과금 세수는 각각 1조500억원, 4977억원, 3197억원으로 추정됐다.

다만 이번 설탕부담금 추계에 인공감미료를 넣은 음료는 반영되지 않았다. 설탕부과금 부과 이후 오른 가격에 따라 소비자 수요가 얼마나 감소할지 등도 추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아울러 설탕부과금이 도입되더라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송 교수는 "부담금 부과로 소비자 가격이 20% 오른다고 가정해도 전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0.032%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윤 단장 발표자료
사진= 윤 단장 발표자료
전문가·국민 설탕부과금 도입 찬성, WHO도 권고…도입 시 의료비 줄 것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WHO도 설탕부과금을 도입할 것을 권고하고, 120여개국도 가당음료에 세금이나 부과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설탕부과금 도입의 필요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윤 단장은 "2021년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15조6382억원이고 국민 5명 중 1명, 어린이·청소년 3명 중 1명이 당류를 과다 섭취하고 있다"며 "첨가당으로 의료비가 증가하고 건강보험료가 인상되며 기업 경쟁력이 저하돼 이런 것을 막기 위해 설탕부담금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WHO는 가당음료 가격의 20% 이상을 세금으로 부과하도록 권고했고, 최근에는 2035년까지 실질 가격을 최소 50% 인상하도록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며 "WHO는 담배, 주류, 가당음료 등 3대 물품의 가격을 한 번에 50% 인상할 경우 향후 50년간 약 5000만명의 조기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설탕, 지방 등 불건강 식품에 20% 과세 시, 약 21만2000명의 조기 사망 예방과 약 16조원(149억 호주달러)의 의료비 절감 효과가 있다는 호주 정책 연구 결과도 제시했다.

국내에서 올해 설탕과다사용세 도입 인식을 조사했더니, 응답자의 80.1%가 설탕부담금 도입에 찬성했다고도 했다.

사진= 윤 단장 발표자료
사진= 윤 단장 발표자료
인공감미료도 설탕부과금 대상 돼야…재원은 소아·노인 등 위해 써야

도입 시 인공감미료에도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 단장은 "인공감미료는 인지기능 저하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고 사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건강 위해성 매커니즘이 규명되고 있어 설탕의 대안이 될 수 없다"면서 "인공감미료도 설탕부담금 부과 대상이 돼야 한다"고 했다. 전 세계 설탕세 적용 국가 4곳 중 3곳에서 설탕세를 '제로음료'에 부과한다고 했다.

사진= 윤 단장 발표자료
사진= 윤 단장 발표자료

윤 단장은 "설탕부과금으로 마련되는 재원은 청소년, 노인, 필수의료, 저소득층 등 공익에 사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설탕부담금 재원 마련이 목표가 아니고 설탕 섭취를 줄이는 게 목표"라며 "(이를 통해 설탕 함유량이 낮아져) 설탕부담금 재원은 '제로'(0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진수 서울대병원공공부원장은 "24개월 이전, 생후 1000일 동안 모든 후속 유전이 완성돼 두 돌 이전에 유해요인이 들어오면 거기에 적응한다"며 "가당음료에 노출되면 당 중독에 쉽게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가당음료부터 설탕세를 도입하면 소아와 저소득층에서 충치, 비만 등 관련 건강 개선 효과가 더 뚜렷해 소아청소년과학회나 공공의료에 관심이 많은 선생님은 설탕세 도입에 적극적인 입장이 된다"고 덧붙였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기본적으로 설탕부담금 도입에 찬성한다"며 "다만 이를 통해 기업의 행동 변화를 이끄는 게 핵심이 돼야 한다. 기업 처벌이 아닌 설탕을 줄인 건강 친화 제품 개발에 참여하도록 정책적 유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전은정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가당음료 설탕부담금은 현재 검토하는 상황은 아니다"며 "충분한 논의와 국민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6일 김윤·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개최한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주제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26일 김윤·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개최한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주제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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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 보건정책, 제약업계 등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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