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남북 정상회담, 과거 코스피는

송선옥 기자, 김주현 기자
2018.03.07 11:37

[오늘의포인트]2000년 1차때 5.9% 하락·2007년엔 2000 돌파 "글로벌 경기 중요, 단기 이벤트 그쳐"

2007년 10월 2일 평양시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뉴시스 DB

남북이 오는 4월말 제3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시달려온 한국 증시에 훈풍이 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2000년과 2007년 제1차, 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1차 6·15 선언, 코스피 5.9% 하락=코스피는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확정 발표할 때마다 늘 상승으로 화답했다.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의 공동번영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의미 있는 출발점으로 해석되며 한국 경제에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 기대감을 불렀기 때문이다.

2000년4월10일 남북 1차 정상회담 합의가 발표되면서 코스피는 당일 3.9% 상승했다. 외국인이 1820억원 가량 순매수한 것이 코스피 상승을 불렀다.

그러나 2000년6월13일 막상 정상회담이 개최되자 코스피는 4.9% 하락했으며 남북이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6월15일에는 5.9%나 빠졌다.

남북 정상회담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된데다 무엇보다 경기가 나빴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는 IT 거품 붕괴에 따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었고 국내적으로는 대우 현대 등 대기업의 유동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즉각적으로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하는 것을 주저했다.

분단 이래 첫번째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인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남북 정상회담의 시장 영향은 이렇게 제한됐다.

◇2차 정상회담, 코스피 2000 돌파=2차 남북 정상회담 때는 달랐다.

2차 정상회담이 열렸던 10월2일 코스피는 장중 2014.86을 찍으며 사상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한 뒤 2.62% 상승마감했다. 마지막 회담일이었던 4일 0.52%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1년간 32% 상승을 기록했다. 2차 남북 정상회담이 코스피에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은 셈이다.

물론 대내외 상황이 1차 정상회담 때와는 차이가 확연했다. 2008년 금융위기 직전으로 글로벌 경기가 호조였고 중국 내수 성장으로 중국 투자가 붐을 이루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팽창했다. 적립식 펀드 투자 문화가 확산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증시로 유입된 것도 코스피 상승으로 연결됐다. 또 개성공단 활성화, 금강산 관광확대 등 북한 인프라 형성에 대한 각종 아이디어가 국내 철강 건설 기계 전선 플랜트 등의 기대감으로 확산됐다.

견조한 증시 환경 속에 남북 정상회담이 증시 상승의 디딤돌로 작용한 것이다.

결국 남북 정상회담이 장기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나 대내외 경제 환경이 더욱 중요하다는 평가다.

올 초까지만 해도 평창 올림픽 이후 미국이 군사 옵션을 실행할 수 있다는 ‘4월 위기설’이 제기되다 3차 정상회담이 확정된 것은 극적인 반전임이 분명하지만 아직 북미간 대화가 남아 있고 이전 1, 2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의 위협이 지속됐다는 점에서 3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박희정키움증권리서치센터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소멸되려면 비핵화 이상의 결과가 도출돼야 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정상회담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시장의 추세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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