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외주식사이트에선 비상장주식의 가격 정보가 수두룩하다. 하지만 실제 거래되지 않는 호가에 불과한 가격도 많아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8일 대표적 장외 사설사이트로 꼽히는 38커뮤니케이션에는 안마의자 업체인 바디프렌드 주식을 팔겠다는 게시물 5개, 사겠다는 게시물 6개가 올라왔다. 매도 호가는 23만~30만원, 매수 호가는 20만~22만5000원에 형성됐다. 정상적인 주식시장이라면 한 주도 거래되기 어렵지만, 실제 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비밀은 호가와 함께 게시된 휴대폰 번호에 있다. 이 번호는 주식 보유자의 것이 아니라 브로커의 것이다. 브로커들은 건당 일정액을 내고 게시물을 올린다. 게시물을 보고 연락해온 사람과 주식의 주인을 연결해준다.
사설 장외주식사이트 업체에 전화하면 종목추천을 해주기도 한다. 기업 가치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이뤄졌는지 불확실한 가운데 적정가격까지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장외주식 매매업자는 대금을 선입금받고 주식을 넘겨주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 본인이 보유한 장외주식을 추천하거나 근거없는 가격에 파는 경우도 있다.
사설사이트에 비상상주식 매수, 매도 글을 올리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다만 인가를 받지 않고 주식거래를 연결해 주는 행위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신의 전화번호를 올리는 것은 100% 브로커 업무를 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그는 "브로커가 주식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한다"며 "무인가 영업행위가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인가 영업행위는 2013년 34건에서 2015년 505건으로 대폭 늘었다. 2016년 189건으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279건으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일부 사설사이트는 수수료를 받고 불법 브로커 연락처를 사이트에 버젓이 배너로 게시하고 있다. 금융투자업자 이외의 투자광고행위는 자본시장법 57조에 위배된다.
문제는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인 K-OTC를 통해 거래되는 주식을 제외하고 유가증권(통일주권) 형태로 발행하지 않는 비상장사가 많다는 점이다.
브로커들은 비상장주식 거래를 주선하고 거래금액의 50~100bp(1bp=0.01%포인트)를 받는다. 중개거래 자체가 불법이라 현금으로 수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통상 전체 금액의 20%를 계약금으로 내면 주식을 넘겨주고, 이후 잔금을 치르는 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이때 잔금을 치르지 않거나, 계약금을 받고 주식을 넘겨주지 않는 사고도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가증권이 아닌 경우 한 달에 1번 회사에서 주주명부를 변경해 준다"며 "동일 주식을 여러 투자자에게 팔아넘길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호가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어 투자자들이 주식가치를 오인할 가능성이 높고, 특히 비상장 기업의 경우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밸류에이션을 판단하기 어려워 투자자들이 호가를 공정가격으로 오인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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