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하려는 사람이 10억원이 없어서 (창업을) 못하진 않습니다. 사모펀드 산업이 제대로 안착하려면 후속 작업이 필요한데 현재 당국의 정책이 인허가 규제에만 치우쳐있다고 봅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사진)는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활성화 정책을 이같이 꼬집었다. 당국은 2015년 10월 사모펀드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전문사모운용사의 최소자본금 요건을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낮췄다. 진입 문턱은 지난해 10억원으로 한 차례 더 낮아졌다.
이후 사모펀드 운용사는 144개가 생겼고 수탁고는 22조원으로 팽창했다. 펀드 운용 전략도 롱숏 중심에서 대체투자, 멀티전략, 채권형, IPO(기업공개) 등 다양해졌다.
하지만 원 대표는 최근 사모펀드 수탁고 증가는 증권사가 운용하는 채권형 레포펀드(Repo)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를 제외하면 전문사모운용사 144개의 운용자산은 15~16조원으로 떨어진다.
원 대표는 감독당국의 정책이 신생 운용사가 시장에 정착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49인 규제'(49인 이하에 투자 권유)부터 완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봤다. 그는 "사모펀드는 (투자자) 추가 유치가 불가능해 기존 투자자가 추가 납입하지 않는 한 규모가 점차 작아질 수밖에 없다"며 "49인 규제를 투자 권유가 아닌 실제 가입자 수로 바꾸고 인원 수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현 제도대로라면 조만간 사모펀드 대부분이 수탁고 50억원 이하의 소규모, 자투리 펀드로 전락할 수 있다고 봤다. 100억~200억원 규모의 펀드와 10억~20억원 규모의 펀드는 운용전략이나 투자 자산 면에서 제약이 따르고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투자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 대표는 사모펀드가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활용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DC(확정기여형)에서는 사모펀드를 편입할 수 없고, DB(확정급여형)에서는 활용이 미미하다. 그는 "DC형 투자자가 원하는 것은 수익률 5%대의 중위험·중수익 상품인데 사실상 기존의 공모 주식혼합·채권형 상품으로는 이 수요를 맞추기 어렵다"며 "여러 헤지펀드를 하나로 묶어 분산투자하는 사모 재간접 공모펀드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이 공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하려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헤지펀드를 활용하면 1~2%대의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현재 180조원에서 3년 후 30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재간접펀드를 활용해 국민의 자산을 증식하는 데 기여하고, 헤지펀드 운용사는 공매도 꾼이라는 선입견에서도 벗어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