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스트, 주주행동주의 예고…기관 '주주제안서 발송'

반준환 기자
2019.01.10 11:01

2대주주인 카이투자자문 등 기관투자자 행동조짐

아스트가 주주 행동주의 운동에 휘말릴 조짐이다. 아스트는 보잉 항공기 부품납품 업체로 유명한데 기업가치 개선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요구를 외면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참다 못한 기관투자자들이 행동에 착수하려 하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이투자자문(지분율 11.73%, 지난해 9월말)은 최근 아스트에 기업가치 제고방안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 레터를 발송했다.

카이투자자문은 최대주주인 김희원 아스트 대표(18.84%)에 이은 2대 주주로 2017년 2월 지분율 5% 신고 후에도 꾸준히 지분을 늘려온 장기투자자 중 하나다. 현재 보유주식은 184만3202주까지 늘었다.

증권업계는 카이투자자문이 제안서에 중장기 성장플랜과 함께 재무구조 건전화,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포함한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카이투자자문 관계자는 "주주제안서를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측은 아직 제안서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잉 납품으로 유명한 항공부품 제조업체, 성장세는 이어지지만

2001년 설립된 아스트는 2014년 12월 상장한 코스닥 대표기업 중 하나다. 보잉, 스피리트, 엠브라에르, 봄바디어, 트라이엄프 등 주요 항공기 제조업체들에 부품을 공급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비행기 동체의 골격에 들어가는 스트링어 생산에서 출발해 현재는 후방 동체모듈와 격벽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보잉 단일통로 항공기인 B737 MAX 시리즈에도 아스트의 제품이 들어간다.

세계적으로 항공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터라 성장세도 이어지는 중이다. 보잉은 저유가, 요금인하, 아시아 신흥국 탑승객 증가, 관광산업 확대 등을 근거로 향후 20년간 4만2000대의 신규 항공기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잉은 특히 아스트 부품이 쓰이는 단일 통로 기종의 생산 비중확대를 검토중이다. 아스트는 2017년(매출 972억, 영업이익 80억)에 이어 지난해 3분기까지 840억원 누적 매출에 7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김희원 아스트 대표/아스트 홈페이지 캡쳐

주주가치 희석하는 CB, BW 지속발행…싸늘한 기관투자자 시선

그러나 회사가 거둬들이는 성과에 비해 주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지금까지 아스트는 배당 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도 시행한 적이 없다. 오히려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를 떨어트릴 수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를 지속적으로 발행해왔다.

이는 주식으로 전환돼 매물 부담을 높이는 만큼 주가에 악영향을 준다. 아스트 주가는 지난해 2월 2만4000원대에서 현재 1만2000원선으로 반토막 났다.

카이투자자문은 주주제안서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른 기관투자자들과 연계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아스트의 경우 항공산업 성장세를 타고 있어 투자여건은 무척 좋다"면서도 "기업의 비효율적인 자본관리가 문제로 지적되며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복적이고 과도한 CB발행이 주가하락의 단초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라며 "훼손된 주주가치 회복과 이사회 감시 감독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기관투자자들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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