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밀어주기" 은행계 자산운용사 수탁고 급증

송정훈 기자
2019.04.10 06:00

하나UBS, KB, 신한BNP파리바, NH아문디 등 14조 늘어, 은행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 높아

국내 대형 은행을 계열사로 거느린 자산운용사의 수탁고(운용자산)가 올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최대 펀드 판매사인 은행의 계열사 펀드 밀어주기가 여전한 데 따른 것이라는 평가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UBS, KB, 신한BNP파리바, NH아문디 등 주요 은행계 금융지주 계열 자산운용사의 순자산 기준 운용자산은 올 들어(이하 지난 5일 기준) 14조원(9%) 가까이 급증했다. 같은기간 비은행 금융그룹 계열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5%)과 삼성자산운용(6%)의 운용자산 증가율을 웃돈다.

업체별로는 국내 최대 은행인 KEB하나은행 계열사인 하나UBS자산운용의 운용자산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햐나UBS는 운용자산이 24조원 규모로 은행계 금융지주 계열 운용사 중 상대적으로 적지만 올 들어 3조원(13%) 가까이 늘었다.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금융과 파생형 펀드 중심으로 수탁고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나UBS는 향후 하나금융지주 자회사인 하나금융투자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 운용자산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금융지주 차원에서 하나UBS의 하나금융투자 완전 자회사 변경을 계기로 비은행 부문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어서 운용자산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현재 하나UBS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017년 9월 스위스 금융그룹인 UBS의 나머지 하나UBS 지분 51%를 모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금융당국의 지분 인수 승인 심사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중단된 상태다.

국민은행 계열사인 KB자산운용 역시 올 들어 수탁고가 5조원(10%)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전문인력을 대거 영입하면서 부동산 등 대체투자자산을 중심으로 운용자산 증가세가 가파르다. 이밖에 각각 신한은행, NH농협은행 계열사인 신한BNP파리바와 NH아문디자산운용은 4조2000억원(8%), 2조원(6%) 가량 늘었다.

이 같은 운용자산 증가에 대해 대규모 판매망을 거느린 은행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 지난 2월말 하나UBS의 전체 설정잔액(판매잔액) 중 KEB하나은행의 설정잔액 비중은 20% 수준으로 판매사 중 가장 높다. KB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각각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설정잔액 비중이 30%에 달해 역시 판매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형 운용사 관계자는 "초대형 은행들이 특화 상품을 제외하고 상품성이 비슷한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대체투자, 단기금융 펀드 등의 경우 계열 운용사 상품을 우선적으로 판매하는 관행이 여전하다"며 "올 들어 주식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계열사 펀드 판매를 다시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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