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K기업은행 신입사원 초봉이 처음으로 6000만원대를 넘어섰다. 정책금융기관이라는 상징성에 힘입어 주요 국책은행 채용 경쟁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시중은행과 임금 격차가 입사 첫해부터 1000만원 가까이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근속연수도 최근 5년 새 짧아져 낮은 임금 경쟁력에 인재를 빼앗기고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주요 국책은행 가운데 기업은행의 신입사원 초봉은 6022만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은행 신입 초봉이 6000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산업은행은 5674만원, 한국수출입은행은 5247만원으로 나타났다.
국책은행 초봉은 꾸준히 올랐지만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신입행원 초봉은 성과급과 복지성 급여 등을 포함해 6500만~7000만원 안팎으로 형성돼 있다. 입사 첫해부터 연봉이 최대 1000만원 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연차가 쌓일수록 차이는 더 벌어진다. 6~7년 차 과장급부터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간 보수 차이가 본격적으로 커진다는 평가다.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임직원 평균 연봉 기준으로도 시중은행이 국책은행보다 2000만~3000만원 높은 수준이다.
내부에서는 임금 경쟁력이 갈수록 낮아진단 이야기가 나온다. 국책은행은 시중은행과 채용 시장을 공유한다는 특수성이 있지만 공공기관 보수 인상률을 기준으로 하는 총인건비제 적용을 받아 임금 인상 여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올해 공공기관 총인건비 인상률은 3.5%로 결정됐다. 금융노조가 제시한 인상률은 8%다. 인건비 지침이 유지되는 한 국책은행이 시중은행 수준 인상률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연차가 낮은 직원들 위주로 중도 퇴직이 생기면서 국책은행 3곳 모두 최근 5년 새 평균 근속연수가 짧아졌다. 정규직 직원 평균 근속연수를 보면 기업은행은 2021년 209개월에서 2024년 201개월, 지난해 195개월로 줄었다. 같은 기간 산업은행은 199개월에서 185개월로 14개월, 수출입은행은 155개월에서 올해 151개월로 4개월 짧아졌다. 같은 기간 전체 공공기관 264곳의 정규직 평균 근속연수는 매년 늘어났다.
기업은행 노사는 최근 이익배분제 도입과 보상체계 개편 등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제도적 한계는 여전하다. 인건비 총액이 제한되는 구조에서는 성과를 직원 보상으로 충분히 연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은 시중은행과 공채 인재 풀이 비슷한데 임금은 공공기관 기준에 묶여 있다"며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회사랑 비교해도 격차가 커졌다는 점이 더 큰 문제"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