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유럽!…"트럼프의 무역전쟁에 끝은 없다"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7.03 09:23

[월가시각] 중국 이어 유럽·일본·베트남 타깃…트럼프 무역전쟁, 변수 아닌 상수로 봐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에 끝은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시장에서 낙관론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사실 만큼은 확실하다." (BMO캐피탈마케츠의 이안 린젠 금리전략부문장)

이젠 유럽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휴전에 들어가자 트럼프 행정부는 곧장 총구를 EU(유럽연합)로 돌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을 겨냥해 "중국보다 훨씬 더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일본과의 무역협상도 진행 중이다.

무역전쟁은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로 봐야 한다.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앉아있는 한 그렇다. 미국의 경기확장도 이젠 끝물이다. 결국 시장이 믿을 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 뿐이다.

◇중국 이어 유럽·일본·베트남 타깃

2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대형주 위주의 S&P500 지수는 8.68포인트(0.29%) 오른 2973.01을 기록하며 사상최고 종가를 갈아치웠다.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9.25포인트(0.26%) 상승한 2만6786.68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7.93포인트(0.22%) 오른 8109.09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도 모두 올랐다.

다시 시작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가 증시를 떠받쳤다. 그러나 한편에선 또 다른 무역전쟁의 우려가 추가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전날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의 항공업계 보조금에 대한 보복으로 EU(유럽연합)을 겨냥한 40억달러(4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관세 대상 품목을 공개했다. 치즈, 우유, 올리브, 스카치 위스키, 돼지고기 제품, 일부 금속류 등 89가지다. 앞서 미국은 지난 4월에도 EU를 상대로 210억달러(약 24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관세 대상 품목을 발표했는데, 이번에 대상이 추가된 셈이다.

미국과 EU는 15년째 항공업계 보조금 문제를 놓고 갈등을 벌여왔다. 2004년 미 행정부는 EU가 에어버스에 부당한 보조금을 지급해 미국 보잉이 피해를 입었다며 WTO(세계무역기구)에 EU를 제소했다. 이에 EU도 보잉에 대한 미국의 보조금을 문제삼고 나섰다. WTO의 최종 결정은 이르면 올 여름 나올 전망이다.

제이슨 바르세마 헤일로인베스팅 공동창업자는 "무역갈등이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나바로 "미중 무역협상 시간 걸릴 것"

미중 정상의 합의로 재개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서도 미 행정부에서 신중한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 '대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협상은 매우 복잡한 과정"이라며 "시간이 걸릴 것이며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협상이 타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에 요구해온 △지식재산권 보호 규제의 법제화 △합의 이행 강제조항 삽입 △대중국 추가관세 일부 유지 등이 관철되지 않는 한 합의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무역협상 결렬 당시 상황에 대해 "우리는 7개 장, 150쪽 이상 분량의 합의를 했었다"며 "(기존 합의는) 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초"라고 했다.

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와 관련, 나바로 국장은 "소량의 칩(반도체) 판매를 허용하는 것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화웨이의 5G(5세대) 이동통신망 참여는 여전히 국가안보 위험으로 남아있다"면서도 "5G 산업은 거대하기 때문에 화웨이에 칩 몇개를 판매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에 대해 "미국 제품을 이제부터 살 수 있도록 인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美국채 10년물 금리 2% 붕괴

미국 경기는 이미 둔화세로 접어들었다. 지난달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51.7로 2016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3분기 기업이익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다시 2%선이 깨지며 1.97%까지 떨어졌다.

결국 시장이 의지할 곳은 연준 뿐이다. 그러나 이날 연준에선 금리인하 기대를 낮추는 발언이 나왔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영국 런던에서 연설을 통해 "올해 실물경기가 가라앉을 조짐이 보인다"면서도 "금리인하를 단행하기 앞서 경제지표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이달말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정책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25bp(1bp=0.01%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이 74.4%, 한꺼번에 50bp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25.6%다.

T로우 프라이스의 돈 피터스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역사적 수익률과 비교하면 기대치를 낮춰야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최고의 선택지는 주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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